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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1일 야곱의 우물- 마르14,1-15,47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01 조회수711 추천수2 반대(0) 신고
렉시오디비나에 따른 복음묵상

(짧은 복음으로 싣습니다.)
1아침이 되자 수석 사제들은 곧바로 원로들과 율법학자들, 곧 온 최고 의회와 의논한 끝에, 예수님을 결박하여 끌고 가서 빌라도에게 넘겼다. 2빌라도가 예수님께 물었다.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3그러자 수석 사제들이 여러 가지로 예수님을 고소하였다. 4빌라도가 다시 예수님께 물었다. “당신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소? 보시오, 저들이 당신을 갖가지로 고소하고 있지 않소?” 5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빌라도는 이상하게 여겼다. 6빌라도는 축제 때마다 사람들이 요구하는 죄수 하나를 풀어 주곤 하였다.

7마침 바라빠라고 하는 사람이 반란 때에 살인을 저지른 반란군들과 함께 감옥에 있었다. 8그래서 군중은 올라가 자기들에게 해오던 대로 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하였다. 9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유다인들의 임금을 풀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오?” 10 빌라도는 수석 사제들이 예수님을 시기하여 자기에게 넘겼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11그러나 수석 사제들은 군중을 부추겨 그분이 아니라 바라빠를 풀어 달라고 청하게 하였다. 12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여러분이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부르는 이 사람은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것이오?” 13그러자 유다인들은 거듭 소리 질렀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14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유다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15그리하여 빌라도는 군중을 만족시키려고,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다. 16군사들은 예수님을 뜰 안으로 끌고 갔다. 그곳은 총독 관저였다. 그들은 온 부대를 집합시킨 다음, 17그분께 자주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서는, 이렇게 말하며 인사하기 시작하였다. 18“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19또 갈대로 그분의 머리를 때리고 침을 뱉고서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예수님께 절하였다. 20그렇게 예수님을 조롱하고 나서 자주색 옷을 벗기고 그분의 겉옷을 입혔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러 끌고 나갔다.
 
21그들은 지나가는 어떤 사람에게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그는 키레네 사람 시몬으로서 알렉산드로스와 루포스의 아버지였는데, 시골에서 올라오는 길이었다. 22그들은 예수님을 골고타라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이는 번역하면 ‘해골 터’라는 뜻이다. 23그들이 몰약을 탄 포도주를 예수님께 건넸지만 그분께서는 받지 않으셨다. 24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러고 나서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졌는데 누가 무엇을 차지할지 제비를 뽑아 결정하였다. 25그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때는 아침 아홉 시였다. 26그분의 죄명 패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쓰여 있었다. 27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강도 둘을 십자가에 못 박았는데, 하나는 오른쪽에 다른 하나는 왼쪽에 못 박았다. (28)29지나가는 자들이 머리를 흔들며 그분을 이렇게 모독하였다. “저런!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더니. 30십자가에서 내려와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31수석 사제들도 이런 식으로 율법학자들과 함께 조롱하며 서로 말하였다.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 32우리가 보고 믿게, 이스라엘의 임금 메시아는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자들도 그분께 비아냥거렸다. 33낮 열두 시가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34오후 세 시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으셨다.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이는 번역하면,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35곁에 서 있던 자들 가운데 몇이 이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 “저것 봐! 엘리야를 부르네.”

36그러자 어떤 사람이 달려가서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신 다음, 갈대에 꽂아 예수님께 마시라고 갖다 대며 말하였다. “자,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봅시다.” 37예수님께서는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38그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 39그리고 예수님을 마주 보고 서 있던 백인대장이 그분께서 그렇게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수난과 십자가의 주님을 구원자로 고백할 수 있는 굳센 믿음을 허락하소서.

세밀한독서
마르코는 14­15장에 걸쳐 예수님의 긴 수난기를 전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그분의 사명과 삶을 최고의 경지로 끌어 올리는 한편, 그분이 누구신지 명백하게 계시합니다. 또한 그분의 수난과 죽음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제시합니다.


“파스카와 무교절 이틀 전”(14,1ㄱ)이란, 그 축제가 예수님의 수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파스카 음식을 나눌 때, 빵과 잔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빵을 떼어주시며,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잔을 들어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라고 하십니다.(14,22­24) 희생된 파스카의 어린양처럼 그리고 모세가 수송아지를 잡아 그 피를 제단과 백성한테 뿌려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계약을 체결했듯이, 예수님은 어린양이 되어 새로운 계약을 위해 당신 자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시며 메시아 수난의 의미를 밝히십니다.(탈출 12,3­14; 24,5­8; 예레 31,31 참조) 예수님은 ‘주님의 종’으로 우리의 병고와 고통을 짊어지셨습니다. 그분이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었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평화를 위해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이사 53,4­5 참조) 그러나 십자가의 주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유다는 돈에 눈이 어두워 수석 사제들한테 예수님을 팔아넘깁니다.(마르 14,10­11.44­45; 마태 26,14­15)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은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공포와 번민에 싸여 기도하시는 예수님과 더불어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지 못하더니(마르 14,32­41) 그분이 붙잡히자 그분을 버리고 달아났습니다.(14,43­50) 베드로는 ‘스승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스승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노라.’고 호언했지만 아무런 힘도 없는 하녀의 추궁에 스승을 모른다고 맹세까지 합니다.(14,27­31.66­72)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죄인들의 친구가 되고, 병자를 고쳐주며, 더러운 영을 쫓아내고, 복음을 전해 주었지만(마태 11,4­6; 루카 4,16­22 참조), 그분을 로마제국의 질서와 유다교 체제에 도전하는 위험인물로 인식하여 제거하려 합니다.(마르 14,1­2) 그들은 예수님을 사형에 처할 증언을 찾다가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라는 말씀을 신성모독으로 규정합니다.(14,53­64) 그리고 빌라도는 수석 사제들의 시기에 의한 음모임을 알면서도 군중을 만족시키기 위해 폭도인 바라빠를 내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내어 줍니다.(15,6­10.15)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호하던 군중조차 수석 사제의 부추김에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고(11,1­11; 15,11­14 참조), 지나가는 자들과 유다 지도자들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고 유혹하며 조롱해도, 그분은 죄의 명패인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숨을 거두십니다.(15,25­32) 유다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이 욕망에 눈이 멀어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반면, 그분의 십자가 상 죽음을 지켜보던 한 이교인 백인대장은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고 고백합니다.(15,38­39)


예수님 주위에는 이름 없는 작은 이들이 있습니다.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유다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을 때(14,1.10­11), 한 여인은 예수님을 진정한 메시아로 여겨 값비싼 향유를 그분의 머리 위에 붓는 최상의 예우를 드립니다. 제자들이 향유의 값을 따지며 자선을 이야기하지만 여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행으로 메시아의 죽음을 미리 준비합니다.(14,3­9; 요한 12,3­8 참조) 또한 예수님을 따르며 시중들던 여인들은 멀리서나마 예수님의 임종과 그분을 어디에 모시는지 끝까지 지켜봅니다.(마르 15,40­41.47) 예수님의 시신을 용감하게 빌라도한테 청하고, 아마포로 싸서 무덤에 모신 사람은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이었습니다.(15,42­46; 요한 19,38­42) 이들은 평소에 드러나지 않던 작은 이들이지만 예수님의 가장 중요한 시간에 함께 머물며 참다운 제자의 본보기로 우리한테 다가섭니다.


한편 가장 애절하신 메시아,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마르 14,36)라고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분,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15,34)를 부르짖는 그분의 마지막 숨결에서 인간에 대한 하느님과 아들 예수님의 사랑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

묵상
비록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14,36) 하고 그분의 뜻과 길에 순종하더라도 단지 생각뿐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퍼렇게 날 서지 못한 영혼은 이것저것을 치되 상처만 낼 뿐, 정작 끊어버려야 할 악습을 끊지 못하고 혼미한 상태로 끌려갑니다. 깨어 있는 영혼만이 분명한 판단과 결단으로 십자가의 주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하며, 가야 할 순종의 길을 갈 것입니다.

기도
주님, 당신께 제 영혼을 들어 올립니다. 주님, 당신의 길을 제게 알려 주시고 당신의 행로를 제게 가르쳐 주소서.(시편 25,1.4)

 

반명순 수녀(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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