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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02 조회수1,045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4월 2일 성주간 월요일




Mary took a liter of costly perfumed oil
made from genuine aromatic nard
and anointed the feet of Jesus and dried them with her hair;
the house was filled with the fragrance of the oil.
(Jn.12,3)



제1독서 이사야 42,1-7
복음 요한 12,1-11

어느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2개월 정도 남겨 놓은 말기 암 환자에게 죽음 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어 보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 환자는 ‘산보하기’를 말했다고 하네요. 즉, 그저 집 앞 골목을 아무런 생각 없이 30분 정도 걷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환자에게도 물었는데, 이 환자는 ‘사과 한 개를 다 먹는 것’이 마지막 간절한 소망이랍니다. 왜냐하면 평소 사과를 너무나도 좋아했지만, 암으로 인해 사과 한 개를 먹기도 힘들 정도로 소화를 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산보하기와 사과 한 개를 먹기. 사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것 아닌 소망입니다. 아니 소망이라고도 말할 수 없겠지요. 이는 그저 일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에게 평범한 일상이 다른 사람에게는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간절한 마지막 소망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간절함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간절함을 자신의 기준에만 맞춰서 별 것 아닌 것으로 취급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는 경우도 얼마나 많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들처럼 아픔과 상처를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힘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시는 분이지요. 단, 여기에는 하나의 조건이 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당신께 다가가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한 여인이 예수님 발 앞에 무릎을 꿇어 비싼 향유를 예수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아 드립니다. 지금과 달리 남녀가 유별했던 시대에 한 여인이 남자의 발을 닦아드린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삼백 데나리온(당시 노동자가 삼백일을 뼈 빠지게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나 되는 엄청나게 비싼 향유를 단순히 발 닦는 데에 쓴다는 것 역시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 이유는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사랑에 대한 감사함의 간절한 표시였던 것이지요. 그리고 예수님은 이 간절함을 보시고 여인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으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간절함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특히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은 탐욕 때문에 오히려 이 여인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주님 앞에 향유를 부운 여인과 같은 간절함을 갖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도 기쁘게 받아들이시고 더 큰 은총과 사랑을 주십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간절함 없이 살아가면서도 떳떳해하고 있으며 동시에 다른 사람의 간절함까지도 방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정도면 되었어. 네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다고... 왜 쓸데없는 데에 낭비하는 거야?”

나의 판단 안에 주님께 대한 간절함이 없다면 조용히 침묵이라도 하십시오. 다른 사람의 앞길을 더 이상 방해하지 말고…….

 

네 자식들이 해주기 바라는 것과 똑같이 네 부모에게 행하라(소포클레스).


어느 본당에서 본 사랑의 온도계. 끝까지 다 올라갔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간절함은 어떠한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
 

어느 날 개구리 한 마리가 시골길에 나 있는 꽤 큰 구덩이에 빠졌습니다. 개구리가 구덩이 밖으로 나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허사였지요. 조금 후 지나가던 토끼가 이 광경을 보았습니다. 토끼 역시 개구리가 나오도록 도와주었으나 역시 허사였습니다. 다른 숲 속의 여러 동물들도 도와주려 애를 썼지만 실패했고 결국 동물들은 아쉬워하며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그 개구리가 헉헉거리며 따라오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는 네가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말도 마. 난 나올 수 없었지. 그런데 너희들이 떠난 후 구덩이 안으로 뱀 한 마리가 굴러 떨어졌지 뭐야?”

뱀으로부터 도망가야 한다는 간절함이 구덩이 속에 갇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간절함은 어떠한 위기도 극복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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