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빌헬름 라베는 다르게 본다.

"올바르게 동경하고 있을 때,
인간의 마음은 가장 행복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사람의 행복은
이미 성취를 경험한 사람이 느끼는 행복과는
다르다.

그는 인생에서 필요한 것들을 아직 다 가지지
못했기에 흡족한 마음으로 몸을 기대어있을 수만은
없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동경하는 사람은 필요한 것을 
이미 다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극도로 궁핍한 경우에도 그의 영혼은 흡족한 마음으로
내면 깊은 곳을 동경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결하는 사람은 만족스러운 순간이나
실망스러운 순간들을 다 초월하게 된다.

실제로 그것은 맞는 말이다.
동경하는 사람은 그 날의 사건에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의 일이 잘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예상했던
방문객이 왔는지 안왔는지, 오늘의 만남이 즐거웠는지
고통스러웠는지 . . . . 

이런 것들 때문에 동요하지 않는다.

동경은 사랑의 역설과 같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스스로 사랑 때문에 병에 걸렸다고
느끼는 동시에 더 없이 행복하다.

그는 애인을 갈망하면서 사랑의 행복을 느낀다.
동경 역시 우리에게 독특한 행복을 선사한다.

이 행복은 우리에게 오는 행복이자
우리를 가다리는 행복이다.

우리가 갈망하는 이 행복은
동경과 함께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동경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