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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언자, 시스템(체제), 영광 - 4.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03 조회수412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2.4.3 성주간 화요일 이사49,1-6 요한13,21ㄴ-33.36-38

 

 

 

 

 




예언자, 시스템(체제), 영광

 

 

 

 

 



반복되는 악순환의 역사 같습니다.

이런 중에도 역사는 진보합니다.

오늘은 ‘예언자, 시스템, 영광’에 대한 묵상을 두루 나눕니다.


예수님은 물론 모든 예언자들이 세상 안에서 하늘나라 시스템을 살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주님의 종, 이스라엘이 상징하는바

예수님과 예언자들은 물론이고 우리 믿는 모든 이들을 가리킵니다.


세상의 빛이자 소금으로 살면서

예언자적 직무에 충실할 때 하느님의 영광이 빛납니다.


세상의 어둠을 밝혀주는 빛으로, 세상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으로 살 때

사탄의 시스템은 서서히 정의와 평화의 하늘나라 시스템으로 변합니다.

 


요즘 4.11일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아수라장입니다.

‘살기위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과 타협합니다.


아무리 착하고 정직한 이들도

사탄의 시스템에 속하면 사탄의 수족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진리를 위해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삶 자체가 목적이 된 현실입니다.



강우일 주교와 도법 스님의 시국 대담이 신선하여

새롭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길다 싶지만 많은 부분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 세상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나서지 않는다면

  가짜 그리스도인이죠.

  성당에만 가만히 앉아서 묵상과 기도만 하는 건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강 주교). -

 

- 역사 속에서 가장 훌륭한 종교인들을 꼽으라면

  예수님, 부처님 들을 들 수 있게죠.

  그런데 부처님도 절 안에 살지 않았습니다.

  일생을 길에서 보냈어요(도법스님).-

 

- 종교인이 왜 사회문제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느냐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종교인을 아마도 성당이나 사찰 경내에서

  조용히 기도 올리는 사람이라고 전제하고 말씀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께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나라들이 엉망진창이니까

  하느님이 손수 다스리시는 것 같은

  아름답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죠.

  그런 나라를 위해 내가 세상에 왔고,

  너희들도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냥 추상적인 종교인이라는 단어는 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강 주교). -

 

- 부처님은 매일같이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가서

  밥을 얻어 식사를 했는데 그들의 현실적 삶과 떨어져 있었겠습니까. 

  부처님의 행동자체가

  종교인이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온전히 보여줍니다.

  불교에서는 세상 이치에 어긋난 지식과 믿음, 바람과 욕망이

  우리 삶의 고통을 가져온다고 하는 데

  그 잘못된 것을 가진 사람들은 절이나 산이 아니라 현장에 있습니다.

  현장을 떠난 종교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종교가 현실 참여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물음은

  종교가 뭔지 모르고 하는 얘깁니다.

  종교는 현장 문제를 자기 문제로, 사람들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인식해서 그걸 치유하고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전력해야 합니다

  (도법 스님). -

 

 

 

종파를 떠나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그냥 현재의 악한 시스템에 순응하여 안주하며

그저 기도와 묵상한 했다면 예언자들은 결코 순교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예수님 역시 십자가의 죽음을 겪지 않았을 것이며

배반자 유다도 없었을 것입니다.

삶의 현장과 유리된 종교를 일컬어 칼 맑스는 아편이라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다의 배신도 이해가 됩니다.

예수님 제자공동체의 가난한 살림을 맡은 재무로서

예수님이나 공동체에 참 많이 환멸을 느꼈을 것이며,

더 이상 메시아로서 예수님께 기대할 것이 없자

사탄의 유혹에 빠져 배신한 것 같습니다.


이런 제자공동체의 절망스런 현실에 대한

예수님의 심경을 잘 대변하는 다음 이사야서 주님의 종의 고백입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쏟아 버렸다.”

 


최선을 다해 살았는데 남는 것은 허무와 공허라는 고백이요

이 또한 우리의 실존적 체험입니다.


그러나 진정 믿음의 사람이라면

역설적으로 허무는 하느님 사랑의 충만이요,

텅 빈 공허는 하느님의 빛나는 영광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유다가 나가자마자 터져 나온 예수님의 환희의 고백이 이를 입증합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었다.”

 



절망을 넘어
희망의 승리,

어둠을 넘어 빛의 승리, 부활의 승리, 하느님의 승리를 내다 본

예수님의 확신에 넘친 고백입니다.

 


어둡고 음울했던 제자들 공동체의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어

영광의 빛 충만한 분위기로 변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

당신 영광을 환히 드러내는

하늘나라 시스템의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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