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04 조회수910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4월 4일 성주간 수요일



"Surely it is not I, Lord?"
(Mt.25,25)


제1독서 이사야 50,4-9ㄴ
복음 마태오 26,14-25

몇 년 전 갑곶성지에 있을 때의 일이 떠올려집니다. 갑곶성지 계발을 위해서 처음으로 발령받아 갔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제가 혼자 해야만 했었지요. 그래서 그때만큼 ‘아저씨’ 소리를 많이 들었던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작업할 일이 많아서 수단이나 끌러지(clergy) 셔츠를 입기보다는 편한 작업복을 입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특히 순례객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는 화장실 청소와 각종 쓰레기 수거는 반드시 해야 하는 저의 일이었지요.

그날 역시 순례객들이 거의 돌아간 것을 보고는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길에 떨어진 휴지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를 찾아서 줍고 있었지요. 이 모습을 어떤 꼬마 아이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꼬마 아이도 저를 따라 휴지를 줍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근처에 있던 엄마가 성급히 달려와 들고 있던 휴지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이거는 더러운 거야. 더러운 것은 만지면 안 돼.”

그렇다면 옆에서 휴지를 줍고 있었던 저는 뭡니까? 누구는 더러운 것을 만져도 되고, 누구는 더러운 것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법이 있나요? 이는 더러운 것을 만지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심어주는 것입니다. 자기는 되고, 남은 안 된다는 이기심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지요.

하긴 예전에 본당에 있을 때에도 아이들 중에서 쓰레기를 줍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먹던 과자 봉지도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지요. 그냥 아무데나 버리고 가는 모습이 대다수였습니다.

이렇게 준법정신이 미비한 아이들이 나중에 투철한 준법정신을 가진 어른으로 바뀔까요? 자기밖에 모르던 아이들이 남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으로 변화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기밖에 모르며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을 주님께서 원하시고 좋아하실까요?

어떤 사람이 지인을 통해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분을 소개받았습니다. 그런데 보자마자, “저 돈 좀 주세요.”라고 말하면 “그래요.”라면서 돈을 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친한 관계가 되어야지만 어려운 부탁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주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주님과의 관계가 그리 친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주님께서 원하시는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 원하는 것만 내뱉는 기도를 바치면 어떨까요? 그 기도의 응답이 과연 이루어질까요?

예수님께서 당신을 팔아넘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이야기하십니다. 그러자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묻지요. 심지어 실제로 주님을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웃조차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묻습니다. 자기들은 아니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유다는 예수님을 은 삼십 냥에 팔아넘겼으며, 다른 제자들은 예수님을 배반했지요.

과거 제자들의 모습에서 주님을 따른다면서도 계속 배신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내 안에 이기심을 버리지 않는 한 또한 주님께서 제시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한, 아마 “저는 아니겠지요?”라는 말만 되풀이하지 않을까요?

 

참고 견디는 힘은 모든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라퐁테느).


직접 농사지으셨다는 귀한 호두.
이렇게 많은 호두를 선물받기는 처음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충분히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
 

언젠가 청년들 대상으로 피정 지도를 하면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적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적은 결과물을 보니 단점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입니다(여러분도 지금 한 번 적어보십시오. 장점과 단점, 어느 것이 더 많습니까?). 사실 우리들은 계속해서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아지는 것이 당연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단점이 더 많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모습’을 취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단점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지 못하며,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못한 부분만을 보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저 사람보다 돈이 없어! 나는 저 친구보다 못생겼어! 난 저 사람보다 가정환경이 안 좋아!’

우리들은 누가 최연소 박사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자신을 한심하게 여깁니다. 30대에 성공한 CEO가 되거나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주눅이 든다고 하지요. 어떤 분은 학교 다닐 때 지지리도 공부 못하던 친구가 엄청난 부잣집에 시집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왜 그럴까요? 세상의 잣대로만 자신의 현실을 판단하기 때문에 감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은 충분히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입니다. 비교하지 말고 여러분만의 고유한 삶을 인정하고 사랑하십시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