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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05 조회수1,027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4월 5일 주님 만찬 성 목요일



"Master, are you going to wash my feet?"
If I, therefore, the master and teacher, have washed your feet,
you ought to wash one another's feet.
I have given you a model to follow,
(Jn.13,6.14.)


제1독서 탈출기 12,1-8.11-14
제2독서 1코린토 11,23-26
복음 요한 13,1-15

제가 명동에 가게 되면 꼭 가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아주 맛 좋은 순대국밥 집이지요. 사장님께서 직접 만든 이 순대는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고유의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척이나 좋아하는 곳입니다.

언젠가 어떤 신부님께서 자기 명동에 갈 일이 있는데, 혹시 어디서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저는 당연히 이 집을 소개했지요. 그런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는 왜 그런 집을 소개해줬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맛이 없어요?”라고 물었지요. 이에 너무나 불친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긴 그 집이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제게 물어본 질문은 친절한 집이 어디냐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그보다는 ‘맛있는 집이 어디냐?’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맛있는 집을 소개한 것인데, 불친절하다는 이유를 대며 제게 왜 이 집을 추천했냐고 물으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정말로 잘못한 것일까요?

이때의 일이 떠올려지면서 어쩌면 우리 모두는 많은 답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가지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의 답이 합해져야만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맛 집이다 하면 맛은 기본이고, 친절하고, 깨끗하며… 각종 조건들을 다 만족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맛 집하면 맛 좋은 것만으로 충분할 수 없는 건가요?

맛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점들을 찾을 수밖에 없어 불만이 늘어나고 불평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행복도 그렇지 않을까요? 너무나 많은 조건들이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미 온 행복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이미 다가온 행복에 대해서도 부족하다며 불평불만을 던지고 있는 것이지요.

오늘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한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성삼일의 시작인 주님 만찬 성목요일입니다. 당신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나누면서 성체성사를 제정해주십니다. 이는 사랑의 성사로서 당신의 온전한 희생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커다란 은총인 것이지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우리들은 마치 베드로가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것저것을 계속해서 청할 뿐입니다. 즉, 자신이 원하는 것들이 다 이루어져야만 행복할 수 있다며 주님께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주님의 사랑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사랑을 보여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주님의 사랑만 받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그 사랑의 힘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행복했습니다.

 

아무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사랑이란 우리의 생명과 같아서 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F.M.밀러).


어제 백석 하늘의 묘원을 다녀왔습니다.
한식위령미사가 있었거든요. 죽음에 대한 묵상을 해봅니다.



조금만 바뀌어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
 

겨울은 추워서 운동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또한 몸도 많이 게을러지지요. 그래서일까요? 이번 겨울 동안 체중이 차곡차곡 늘어서 난생 처음으로 갖게 된 몸무게 89Kg을 찍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부터 아침마다 열심히 운동을 하기 시작했으며, 저녁에는 술자리를 피하고 최대한 소식을 하려고 노력했지요. 조금씩 체중이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어제 84Kg대를 찍었습니다. 너무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그저께에 비해서 갑자기 많이 빠진 것도 아닙니다. 그저께 85.1Kg, 어제는 84.9Kg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기분은 너무나 좋은 것입니다. 단지 200g 차이인데 말이지요. ‘200g은 화장실 한 번만 다녀오면 바뀔 수 있는 몸무게’인데도 말입니다.

조금만 바뀌어도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그토록 원하는 행복 역시 쉽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즉, 내가 조금이라도 변화되도록 노력한다면 그리고 그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라면, 작은 변화에도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너무 큰 것만을 원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작은 것의 행복을 깨닫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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