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4월6일 야곱의 우물- 요한18,1-19.42 묵상/ 십자가 지고 가시는 나의 예수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06 조회수363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가 지고 가시는 나의 예수님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1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군사들에게 채찍질을 하게 하였다. 2군사들은 또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예수님 머리에 씌우고 자주색 옷을 입히고 나서, 3그분께 다가가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그분의 뺨을 쳐 댔다. 4빌라도가 다시 나와 그들에게 말하였다. “보시오, 내가 저 사람을 여러분 앞으로 데리고 나오겠소. 내가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였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라는 것이오.” 5이윽고 예수님께서 가시나무 관을 쓰시고 자주색 옷을 입으신 채 밖으로 나오셨다. 그러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자, 이 사람이오.” 하고 말하였다.

6그때에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병들은 예수님을 보고,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고 외쳤다. 빌라도가 그들에게 “여러분이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죄목을 찾지 못하겠소.” 하자, 7유다인들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소. 이 율법에 따르면 그자는 죽어 마땅하오.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처하였기 때문이오.” 8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9그리하여 다시 총독 관저로 들어가 예수님께, “당신은 어디서 왔소?” 하고 물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그러자 빌라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이오? 나는 당신을 풀어 줄 권한도 있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11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위로부터 받지 않았으면 나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긴 자의 죄가 더 크다.” 12그때부터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 줄 방도를 찾았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그 사람을 풀어 주면 총독께서는 황제의 친구가 아니오. 누구든지 자기가 임금이라고 자처하는 자는 황제에게 대항하는 것이오.” 하고 외쳤다. 13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님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리토스트로토스라고 하는 곳에 있는 재판석에 앉았다. 리토스트로토스는 히브리 말로 가빠타라고 한다.

14그날은 파스카 축제 준비일이었고 때는 낮 열두 시쯤이었다. 빌라도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보시오, 여러분의 임금이오.” 15그러자 그들이 외쳤다.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빌라도가 그들에게 “여러분의 임금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말이오?” 하고 물으니, 수석 사제들이 “우리 임금은 황제뿐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16그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넘겨받았다. 17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그곳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고 한다.

18거기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을 가운데로 하여 이쪽 저쪽에 하나씩 못 박았다. 19빌라도는 명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달게 하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라고 쓰여 있었다.
 
 
 
 
주님의 수난기를 따라가다 보니 주마등처럼 고통스런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억울함으로, 상실로, 거부당함으로, 좌절로, 배신으로, 다툼으로, 멸시로, 실패로, 단절로 얼룩진 어둠의 시간이 떠오릅니다. 아직도 내 안에서 화해되지 않은 부분들이 고개를 듭니다. 다시 마음 한구석이 쓰라림으로 얼얼해집니다.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상심하고 절망하며 분노했던 그 시간으로 조심스레 주님과 함께 돌아가 봅니다. 가깝게는 얼마 전에 있었던 일부터 멀게는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들에 이르기까지 그 자리에서 다시 나를 바라보고, 주변 사람과 상황을 둘러봅니다.
앗! 그런데 이게 무슨 광경일까요? 너무 놀랍습니다. 내 눈과 마주쳤습니다. 고통을 바라보고 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동자 속에, 보일 듯 말 듯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든 그 누군가의 모습이 비치고 있습니다. 내 고통을 지고 가시는 예수님이었습니다. 그 순간, 환한 빛이 내리는 것처럼 모든 것이 밝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깨달은 듯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저는 늘 십자가에만 저의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은 보지 못한 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분을 알아보지 못한 채, 십자가만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제는 보입니다. 생명을 주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고 죽음으로 들어가시는 예수님이. 예수님이 지고 가시는 십자가가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에게서 눈길을 떼지 말아야겠습니다.
김화순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