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은 현실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삶이 고되다 하여 비현실적인 소망의 세계로
달아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경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억압하지 않도록 돕는다.

우리 안에서 이 세상 저편의 것에 대한 동경,
이 세상을 초월하는 어떤 장소에 대한 동경을 느낀다면,

우리는 삶의 진부한 현실을 이념적으로 무시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비록 사랑하는 연인이 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깊은 동경을 만족시켜 주지 않는다 해도 실망하지 않는다.

또 인간으로서는 결코 충족시켜 줄 수 없는 기대를 함으로써
아내나 남편에게 부담 주는 일을 하지 않게 된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치료해 달라고, 구원해 달라고,
해방시켜 달라고, 자신의 인생에 궁극적인 의미를 선물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이런 것은 그 어떤 인간도 충족시켜 줄 수 없다.

동경은 우리가 서로 인간적으로 교제하고, 상대를 현재 모습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간에 대한 기대를 객관화한다.

그러면 우리는 상대를 절대자로 설정하지도 않고, 비교할 수조차
없는 하느님과 혼동하지도 않는다.

                         "동경"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