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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7일 야곱의 우물- 마르16,1-7 묵상/ 살아 계신 주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07 조회수420 추천수7 반대(0) 신고
살아 계신 주님

1안식일이 지나자,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무덤에 가서 예수님께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샀다. 2그리고 주간 첫날 매우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에 무덤으로 갔다. 3그들은 “누가 그 돌을 무덤 입구에서 굴려 내 줄까요?” 하고 서로 말하였다. 4그러고는 눈을 들어 바라보니 그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 그것은 매우 큰 돌이었다.

5그들이 무덤에 들어가 보니, 웬 젊은이가 하얗고 긴 겉옷을 입고 오른쪽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 6젊은이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그래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보아라, 여기가 그분을 모셨던 곳이다.

7그러니 가서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렇게 일러라. ‘예수님께서는 전에 여러분에게 말씀하신 대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
 
 
 
 
몇 해 전, 성지 주일부터 부활 대축일까지 침묵 피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해 피정에 임했고 가슴 벅찬 기쁨으로 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기대에 찬 영적 목표와 구체적인 삶의 계획도 정했습니다. 그런데 피정이 끝난 다음 날부터 정성스럽게 세운 계획이 틀어지고 무너지기 시작했고, 생각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니, 모든 일이 꼬였고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피정 동안 받은 힘과 빛이 그렇게 빨리 사라질 줄은 몰랐습니다.

너무 속이 상했고, 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과 상황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려 성당 마당을 천천히 걸으면서 주님께 어떻게 이러실 수 있느냐고 하소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살아 계신 주님을 왜 무덤에서 찾느냐?’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리고 번개처럼 번뜩하며 저를 스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모든 사람이, 심지어 주님마저도 내가 이상적으로 세운 나름의 계획이나 시나리오대로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제 모습이었습니다. 제 계획대로 되는 것만이 주님의 뜻인 양, 그분과 이웃을 사랑하는 길인 양 생각했었습니다.


그때서야 제가 만들어 놓은 무덤 속에 주님을 묻어버리고 그곳에만 계셔야 하는 것처럼 믿고있던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살아 계신 주님께서는, 모든 계획이 무너져 버렸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순간에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제게 나타나셨음을. 얼마나 기쁘던지! 저도 서둘러 그 무덤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김화순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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