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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개안(開眼)의 은총 - 4.1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10 조회수410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2.4.10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 사도2,36-41 요한20,11-18

 

 

 

 

 




개안(開眼)의 은총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눈이 열리는 개안의 은총입니다.

 


새삼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의 운명이요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들 역시

빵을 모실 때 눈이 열려 부활하신 주님을 뵈었고,

바오로는 다마스쿠스 도상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회심의 여정 중 눈에 비늘 같은 것이 떨어지자 눈이 열려 새롭게 펼쳐진

세상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개안의 은총’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말씀 묵상 중 떠오른 어제의 일화가 저에겐 새로운 깨달음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신부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외출했다고 하시기에 계속 출타중인 줄 알았고

  수도원에 계시라라 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수도원 정문을 나서는 중 아차 싶었습니다.

  그제야 성당 문 앞에서 만났던 분이 원장신부님일 줄 알았습니다.

  원장신부님인 줄 알았더라면 면담성사라도 잠시 봤을 터인데…”

 


오후 피정을 마치고 떠난 어느 자매의 전화였습니다.

마침 성당 문 앞에서 배 즙도 팔고 대화도 나눴는데

저를 까맣게 몰랐다는 것입니다.

저는 얼마 전 면담성사를 통해 그분을 알았지만

그 자매가 전혀 모르는 체 하기에 저도 무심히 반응했습니다.

한편 저는 속으로 ‘어쩌면 이렇게 모르는 체 쌀쌀할 수 있나’

오해를 하며 납득할 수 없었는데 전화를 받고나서야

오해도 말끔히 해소되었습니다.

 


“은총입니다.

  보고도 보지 못했는데 늦게라도 깨달았으니 은총입니다.

  선입견이나 편견에 사로잡혀

  보고도 보지 못하고, 듣고도 듣지 못하는 경우 얼마나 많습니까?

  무슨 일을 저질로 놓고 뭔가 씌였던 것 같다는 표현 역시

  보고도 보지 못함을 지칭하는 말아닙니까.”

 


저 역시 새삼스런 깨달음이었습니다.


눈이 있어도 보고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고도 듣지 못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오늘 복음의 마리아 막달레나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무덤에서 죽은 예수님을 찾는 마리아에게

부활하신 주님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고정관념은 이토록 무섭습니다.

좌에 눈멀면 좌파만 보이고 우에 눈멀면 우파만 보입니다.

보수에 눈멀면 보수파만 보이고 진보에 눈멀면 진보파만 보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부르심에

비로소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보는 마리아입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라뿌니!” 하고 불렀다.’

 


말 그대로 개안의 은총이요, 만남의 은총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에 눈이 열려 주님을 만난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만일 부활하신 주님이 마리아를 끝내 부르지 않았다면

마리아는 주님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위의 대목에서 ‘돌아서서’ 란 말마디가 의미심장합니다.

고정관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남의 회개를 뜻하는 말마디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향해 눈이 열릴 때

비로소

자기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전체를 망라할 수 있는 눈을 지닙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부르심에 마리아 막달레나는 눈이 열려 주님을 뵙습니다.

저절로 개안의 은총이 아닙니다.

값싼 은총은 없습니다.

애절한 마음으로 당신을 찾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랑에 감동하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의 응답입니다.

베드로 역시 주님을 배신한 후

얼마나 회한 가득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았겠는 지요.

이런 베드로 역시 부활하신 주님과 은총의 만남에 눈이 열려

담대하게 부활하신 주님을 선포합니다.


베드로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눈이 열린 유대인들은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묻습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음 베드로의 대답은 유대인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세례성사는 한 번이지만 회개와 용서의 성체성사는 평생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 은총으로

회개한 우리를 용서하시고 성령을 선사하시어

눈이 열려 부활하신 당신을 뵙게 하십니다.

 


“주님,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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