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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11 조회수766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4월 11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He took bread, said the blessing,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With that their eyes were opened and they recognized him,
(Lk.24,30-31)




제1독서 사도행전 3,1-10
복음 루카 24,13-35

언젠가 제주도에서도 최고 호텔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묵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제 돈 내고 잤던 것은 아니고, 저와 몇몇 신부님이 제주도로 자전거 여행을 간다고 어떤 교우분이 그곳에서 잘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것이었지요. 특급호텔답게 으리으리했습니다. 그리고 호텔 뒤편에는 아주 멋진 정원이 있더군요. 바다를 배경으로 한 멋진 정원이었습니다. 저와 다른 신부님들은 아름다운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호텔의 소유자는 과연 우리처럼 이러한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호텔이 생기고 나서 지금까지 이 그룹 회장님은 딱 2번만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지요.

이곳의 원소유자이고, 그래서 이곳을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두어들일 수 있으면 뭐합니까? 정작 자신은 이 아름다운 곳을 누리지 못한다면 과연 행복한 것일까요? 이러한 생각을 하다 보니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갑곶성지에 가서 처음에는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요. 그래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성지를 찾은 순례객 중 한 분이 제게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공기 좋고 아름다운 곳에 사시니 얼마나 행복하시겠어요?”라는 말씀을 하는 것입니다.

남들은 부러워하고 있는데, 정작 이곳에 사는 내 자신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왜일까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행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즉, 가지고 있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누릴 수 있어야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미사에 참석하시는 분들을 잘 보면 그렇게 행복해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미사 시간에 정확하게 맞춰서 오면 그래도 괜찮지요. 당연하게 5~10분 늦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미사가 끝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성체만 하고 돌아가는 것은 왜 일까요? 미사를 통해 행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미사도 늦고, 또 미사가 끝나기도 전에 정말로 바쁜 사람인 것처럼 성당 문을 나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직접 제정하신 성체성사가 이루어지는 미사이기 때문에 가장 커다란 은총을 받을 수 있는 순간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은총을 스스로 누리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은총의 기쁨을 체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알아본 순간은 언제입니까? 바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으로부터 빵을 떼어 나누어 받았을 때였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과의 대화와 긴밀한 친교를 나누면서 예수님을 알아보고 기쁨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곁에 주님께서는 지금도 함께 하십니다. 문제는 우리들이 주님과의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는다면 또한 주님께서 내어주시는 은총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주님을 느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어리석은 우리가 아닌, 주님과의 소중한 만남을 놓치지 않는 지혜로운 우리들이 되어야 합니다.

 

인생은 짧은 이야기와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이가 아니라 값어치다(세네카).


제주도의 호텔 정원. 아름답지요?



비교하지 말고 자신있게 사세요
 

어떤 자매님께서 저를 보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신부님처럼 사시는 것 정말로 부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지요.

“그러면 자매님도 이렇게 사세요.”

가정을 이루지 않고 혼자 사는 저의 모습이, 어떻게 보면 자유롭게 살고 있는 저의 모습이, 또한 세상일에 대해서 그렇게 신경 쓰고 있지 않아 보이는 저의 모습 등등이 그렇게 부럽나 봅니다.

사실 남의 자리가 더 부러울 때가 있지요. 그러나 이는 그냥 부러울 따름입니다. 상대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리고 내가 포기하지 못하는 것들로 인해서 부럽다는 생각뿐인 것입니다.

자신감입니다. 나의 삶이 최고의 삶이라는 자신감. 더군다나 전지전능하신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는데 두려운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이런 자신감만 있으면 결코 남이 부럽지 않습니다. 또한 내 삶 역시 재미있고 신나는 삶이라는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분명히 듣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사시는 것 정말로 부럽습니다.”

이러한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자신감 넘치게 열심히 살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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