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잡은 물고기를 가져오너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12 조회수695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부활 팔일 축제 내 금요일 -
잡은 물고기를 가져오너라.”


 

 

한 번은 체나꼴로(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을 했던 방을 부르는 이태리어)공동체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곳은 세계의 마약 중독자들끼리 공동체를 이루어 살면서 약물을 전혀 쓰지 않고 기도와 노동으로 자신들을 치유해가는 곳입니다.

페데리꼬라고 하는 이태리 젊은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어렸을 때 겪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어머니 중 누구를 택해야하는가의 갈등을 겪으며 성장합니다.

밴드 연주를 했는데, 결국 안 좋은 형들과 어울리면서 마약에 손을 댑니다. 마약에 손을 댄 이유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사람을 대하는 것이 두려워서 마약의 힘으로 자신감을 얻어 인간관계를 잘해보려는 생각에서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약의 힘으로 인간관계를 잘 해 보겠다는 생각은 망상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마약 중독자로 길에서 구걸하며 몇 년간을 살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체나꼴로라는 공동체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일단 처음 그 공동체에 들어오면 수호천사 한 명이 달라붙습니다. 몇 년 동안 그 공동체에 살면서 거의 마약중독을 이겨가고 있는 선배입니다. 그 수호천사는 화장실까지 따라올 정도로 처음 들어온 사람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필요한 것을 도우려고 합니다. 페데리꼬는 자기의 수호천사가 매우 미웠다고 합니다. 그가 추구하던 것은 자유였는데 자신을 너무 통제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공동체에 매우 큰 불만을 지니고 있었고 하느님께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처음 기도시간이 되어 성당 안으로 들어갔더니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더랍니다. 그는 그렇게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위선자들처럼 느껴졌고 더 두려운 사람들로 여겨졌습니다. 모두가 자신처럼 이전에는 다 마약과 온갖 안 좋은 일들을 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빨리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밖에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몇 달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혼자 맨 뒤에서 팔짱을 끼고 간신히 기도만 따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자신도 무릎을 한 번 꿇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살짝 무릎을 꿇어 보았습니다. 남들이 보면 창피할 것 같아서 아주 천천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랬더니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평화가 밀려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찾던 자유가 마약을 하며 누구에게도 강요받지 않고 길거리에서 살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런 삶은 약과 두려움에 의한 노예생활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아주 조금만 낮추면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참 자유요 평화요 믿음의 세상인 것입니다.

지금은 소젖을 짜는 등의 노동에서, 또 한 명의 수호천사로 또 다른 중독자를 돕는 것 안에서, 자신도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6개월만 살다가 나오겠다고 들어왔지만 지금은 항상 묵주를 들고 다니며 그 공동체에서 6년째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께서 따먹지 말라고 하신 것을 먹게 된 것은 교만 때문이었습니다. 교만 때문에 그것을 먹으면 반드시 죽게 된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일은 겸손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겸손해지지 않으면 믿음이 생기지 않고 믿지 않으면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3번째 제자들에게 나타나십니다. 제자들은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 제자들을 포함해 일곱 명이 물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는 교황과 주교들, 또 사제들로 이루어진 교회를 상징합니다.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즉 영혼을 낚으려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날이 밝아올 때, 즉 주님께서 빛으로 오시는 때에 멀리서 한 음성이 들려옵니다.

오른 쪽에 그물을 던져보아라.”

평생 어부 일을 해 온 베드로는 그 말에 순종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배반한 이후로 어린이에게도 순종할 수 있을 정도로 겸손해져 있습니다. 하느님께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을 정도로 겸손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이름 모를 사람의 말에 겸손하게 따릅니다. 그랬더니 정말로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물고기가 잡혔습니다.

그 때서야 베드로는 그 목소리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목소리였음을 깨닫습니다. 그것도 요한이 그렇게 말하니 믿게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 앞에 직접적으로 나타나시지 않습니다. 교회나 성경, 이웃의 말과 행동을 통해 조금씩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먼저 받아들이고 믿을 수 있는 겸손함이 없으면 예수님을 만나는 기쁨은 체험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겸손을 통해 물고기를 잡게 하십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그리스도를 하룻밤 만에 세 번씩이나 배반한 죄인이고, 또 그리스도는 그런 자신을 용서하고 교회의 수장으로 뽑아주신 자비로우신 분임을 깨닫고 겸손해졌습니다.

예수님은 겸손해진 베드로를 통해 잡은 물고기를 가져오라고 하셔서 불에 굽습니다. 이는 하늘나라 잔치를 상징합니다.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배불릴 것은 그리스도께서 준비한 과 우리가 그리스도의 음성에 순종하여 낚은 영혼들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인간이 빵을 통한 그리스도와의 일치 때문에 행복하고, 그 다음은 자신이 낚은 영혼들 때문에 더 행복하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한 영혼도 낚지 못했다면 그것은 오른쪽에 그물을 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자신의 뜻대로만 고기를 잡으려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께로부터 들은 대로만 말하고, 본 대로만 행한다고 하신 것처럼, 우리 또한 그 분의 음성을 먼저 듣고 그대로만 하여야지 우리 힘으로는 단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뼛속까지 진실해야 합니다. 진실하면 알게 되는 것이 자기 자신의 부족함입니다. 그래서 무릎을 꿇게 되고 그러면 믿음이 생기게 됩니다. 믿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에 순종하게 하고 그러면 많은 영혼을 구원하게 됩니다. 그 영혼이 하늘나라에서 나의 큰 기쁨과 영광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베드로의 겸손한 상태를 잘 묵상하고 그 마음으로 살려고 한다면 많은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