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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의 말씀]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 고찬근 루카 신부님
작성자권영화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15 조회수344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토마스 사도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는 다른 제자들이 무척이나 부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단순히 부러움 때문에, 자존심을 지키려고 부활에 대해 의심을 보인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부활의 문제는 생사의 문제였고, 토마스 사도는 남들의 이야기만 듣고 부화뇌동하지 않는, 자기체험 없이는 어느 것도 믿으려 하지 않는 신중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에게 고맙게도 예수님은 다시 나타나셔서 손발에 뚫린 못 구멍을 보여주십니다.
  그 결과 토마스 사도는 남들에게 얻어들은 주님이 아닌,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을 만나게 되고 그 이후에 아주 열성적인 전교를 하게 됩니다. 그는 의심을 통해 확신을 얻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의 신앙은 의심없는 맹신은 아닙니까? 체험 없는 허구의 연극은 아닙니까? 남들에게 전해 들은 정도의 예수님에 만족해 하면서 공동체에 섞여 그저 흘러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현대인들은 과학기술로써 습득한 정보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며 살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상의 것에 대해서, 특히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갖지 않으려 합니다. 사실 그런 것에 관심을 갖기에는 너무 바쁩니다. 천억 곱하기 천억 개의 별들을 머리에 이고 살면서, 알 수 없는 그 엄청난 것에 대해 경외심을 갖기보다는, 과학기술을 통해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승리감에 도취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이는 세상에서 유한한 생명을 살다가는 존재일지라도, 모든 것을 만들어 내고 지탱하는 것, 즉 보이지 않는 그 무엇과 그 무한한 생명력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토마스 사도는 하느님의 존재와 그 생명력을 믿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눈에 보이는 예수님 손발의 못 구멍을 통해서,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영원무궁한 하느님의 세계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하느님께 나아가는 방법을 토마스 사도에게서 배울 수 있겠습니다. 그가 의심을 통해서 하느님께 나아간 것처럼, 우리도 지금 눈앞에 있는 것들에 대한 의심을 통해서 하느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경제전쟁의 틈바구니에서 물질주의의 비정함과 허무함을 맛보고 있는 우리가, 이제는 그 물질 위주의 삶을 진지하게 의심해 보아야 할 때를 맞이한 것입니다. 신화처럼 이만 달러 소득시대를 열었다지만 아픔도 많이 따랐습니다. 처절한 경쟁, 빈익빈 부익부, 불신 풍조, 전인교육의 상실, 가정의 위기, 환경오염 등등... 우리가 얻어 누리는 편리함의 대가가 너무 컸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물질이 아니라 영혼입니다. 편리함 보다는 사랑입니다. 지식정보가 아니라 믿음입니다. 참으로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 아니라 감추어져 보이지 않는 것들입니다. 겸손, 희생, 인내, 용서, 온유, 성실 등등... 이제는 보이는 이익을 위해 보이는 물질에만 집착할 때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위해 보이지 않는 사랑을 행하며 살 때가 아닐까요?

------------------------------ << 머 무 름 >> ------------------------------

  임은 나와 같이 계시건만 나는 임과 같이 아니 있었나이다.

  - 성 아우구스티노 -

------------------------------ << 묵 상 >> ----------------------------------

  두 손을 주먹 쥐고 휘둘러 보았습니까?
  그 주먹은 눈 앞에서 몇 번이고 휘둘리지만 그것뿐입니다.
  그 주먹으로는 아무것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두 손을 활짝 펴고 무릎 위에 올려 놓아 봅니다.
  그 빈 손에 하느님의 사랑이 내려앉았을까요?
  하느님의 사랑이 느껴지신다면 그 사랑의 느낌을 고이 간직하십시오.
 
  그 사랑이 당신을 가득 채우고 세상으로 넘쳐 흐를 때까지 
  그 사랑의 향기로 세상을 가득 채울 때까지
  빈 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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