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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16 조회수958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4월 16일 부활 제2주간 월요일



Amen, amen, I say to you,
unless one is born of water and Spirit
he cannot enter the Kingdom of God.
(Jn.3,5)



제1독서 사도행전 4,23-31
복음 요한 3,1-8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빠다킹 신부입니다. 지난 목요일부터 자리를 비워 이제야 다시 돌아왔네요. 제가 없는 동안 모두들 평안하셨지요? 저는 너무나도 좋은 구경을 많이 하고 돌아왔습니다. 꽃들도 많이 보고, 아름다운 자연도 만끽하면서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저만 좋은 구경을 하고 돌아온 것 같아서 죄송해서 기도 중에 기억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네요. 아무튼 이 힘으로 다시 힘껏 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 빈 자리를 채워주신 모든 새벽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면서, 오늘의 새벽 묵상 글 시작합니다.

저는 운동을 매우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고, 또 보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신학생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신학생 때 축구를 많이 했었는데요. 저희 반에는 공을 잘 차는 친구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매번 강력한 우승 후보가 저희 반이었지요. 하지만 그렇게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했던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점수를 앞서 가다가도 막판에 골을 내줘서 무승부가 되거나 질 때도 많았고요. 계속 공격만 하다가 기습 공격을 당해서 점수를 내 줘서 지는 경우 역시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농구경기를 보다가 감독이 자기 선수들에게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우리 반이 경기에서 아깝게 지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농구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승부는 생각하지 마. 아직 경기 안 끝났어. 무조건 공에 집중해야 해.”

실제로 그렇다고 합니다. 축구, 농구, 야구 등의 경기처럼 상대팀과 경쟁하는 스포츠에서 박빙의 승부일 때, 승부를 생각하면 오히려 지기가 쉽다고 합니다. 바로 이 때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아니라 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가장 단순한 대상인 공이 아닌, 승부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저희 반 역시 이렇게 승부에만 집중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이 세상 안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운동경기에서 집중해야 할 것은 승부가 아니라 ‘공’이었던 것처럼, 우리의 삶 안에서도 집중할 것은 이기고 지는 승부가 아니라 내 ‘마음’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들은 이기고 지는 승부에만 너무 큰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피폐한 마음, 스스로 불행하다는 마음을 간직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이러한 우리들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세속에 물들어서 힘들게 살아가는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다시 새롭게 태어나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한 마음을 간직하면서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약속해주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가난의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자기의 재산을 늘리는 것과 자신의 욕망을 줄이는 것이다(톨스토이).


제주의 절물오름에서 인사를 올립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
 

옛날 중국에 살던 어느 빵장수 이야기입니다. 그는 빵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공급하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매일 아침 버터를 만들어 공급해 주는 가난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납품되는 버터를 보니까 정량보다 조금 모자라 보였습니다. 그래서 며칠을 두고 납품된 버터를 저울로 일일이 달아보았는데 예측한 대로 정량에 미달되었습니다. 화가 난 빵 장수는 버터를 납품하는 농부에게 변상할 것을 요구하며 법정에 고발했습니다.

이 재판을 맡은 재판관은 체포된 농부의 진술을 듣고 놀랐습니다. 버터를 공급했던 가난한 농부의 집에는 저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빵장수가 만들어 놓은 1파운드짜리 빵의 무게에 맞추어서 버터를 자르고 포장해 납품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빵장수가 이익을 더 남기기 위해서 자신의 1파운드짜리 빵의 규격을 조금 줄이고 양을 줄였던 것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농부는 줄여서 만들어진 빵에 맞추어서 버터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그 버터가 함량 미달이 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 대가는 빵장수가 치러야 했던 것입니다.

아주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자기는 괜찮고 남은 안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 그 마음이 결국은 대가를 치르고야 만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우리 사회는 이 빵장수와 같은 마음이 너무나 가득한 것 같습니다. 이 모습이 한 순간 동안은 이득을 보는 것 같지만, 결국은 큰 낭패가 빠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늘 진실하셨듯이, 주님을 따르는 우리 역시 진실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큰 낭패가 빠지게 될 것입니다.

내 자신은 얼마나 진실 되게 살고 있을까요?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 엄격한 우리가 아닌,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기에게는 엄격한 우리가 될 때, 진리의 주님처럼 우리 역시 진실한 모습을 간직하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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