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자네는 가톨릭 신부인 주제에
어째서 좌선(座禪)을 하는가?

나 자신은 어떤 유별난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속에서 우러나오는 내적인 부추김에 따라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고 있을 따름이며, 자연스러운
귀결로 이렇게 된 것이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문득 생각이 떠올라서 시작한 일로
그 동기를 간단 명료하게 밝히지는 어렵습니다.

가톨릭의 수도생활은 禪과 마찬가지로 오랜전통을
가지고 가톨릭 교회의 영적 기초로서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 수도회는 수행을 통해 하느님과 깊이 일치하고
인류를 구원하려는 뜨거운 염원을 가진 이들의 동지적 모임
입니다.

가톨릭의 수도회에 입회하는 데도
엄격한 자격심사가 있습니다.

나는 세례를 받은 뒤 곧 묵상회(피정)에
참가하여 예수회에 들어가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나 즉시 입회가 허락되지는 않고
3년 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동안 매달 지도신부를 찾아가
자신의 신앙체험을 보고하면서 영적지도를 받았습니다.

2년간 젊은 신학생들틈에 끼어 어려운 라틴어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기억력이 나쁜 나에게는 어학이 무엇보다도
짐스러운 것이어서 참으로 고된 두 해였습니다.

                              禪과 聖書
                   가도와끼 가끼찌 신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