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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19 조회수770 추천수1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부활 2주간 금요일 -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늘은 고모님 생신이라 작은 형이 고모와 어머니를 모시고 저와 수원에서 만나서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작은 형은 힘없는 사람은 들기도 힘든 크기의 사진기를 하나 들고 들어왔습니다. 오늘 고모와 어머니에게 여의도 벚꽃 구경을 시켜드리기 위해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또 새로 산 카메라인데 본체만 5백만 원이 넘는 것이고 렌즈도 수백만 원 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형이 사진관을 하기 때문에 그런 사진기를 들고 다녀도 이상하지는 않지만 오늘은 왠지 가난하게 살던 옛 생각이 났습니다.

 

저희 집은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시골이었고 또 아버지께서 육체노동을 하시어 저희를 키웠기에 매우 가난한 집에 속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2백 원이 없어 크레파스를 사가지 못해 혼 난 적도 있고, 또 초등학교 때 한 달에 2천 원만 내면 마실 수 있는 우유도 한 번 못 마셔봤습니다.

제가 막내고 위로 형이 둘 있는데 큰 형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왔고 작은 형도 가정형편상 대학에 갈 수 없어서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공장에 취직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나름 대학에 들어간 제가 집을 살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형편에 저를 대학 보낸다는 것은 저에게 모든 것을 투자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잘 다니던 제가 신학교에 간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크게 실망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가족을 보면 크게 부유하지는 않더라도 모든 가족이 부족함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희 셋이 주는 용돈으로 부족함 없이 지내십니다. 또 큰 형은 고졸임에도 불구하고 군대 제대 후 기적적으로 대기업에 취직하였고 일하면서 대학까지 나왔습니다. 작은 형도 공장 다니다가 이것저것 가게를 하게 되었는데 하는 것마다 잘 되었습니다. 본인 능력도 있었겠지만 본인도 무언가를 느꼈는지, 가족을 두고 유학을 떠나있던 저에게 전화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생이 신부님이 되려고 하니까 하느님께서 그 몫까지 돈을 벌게 해 주셔서 집 걱정 안 하게 해 주시나보다.”

 

오늘 예수님은 수많은 군중을 보시며 저들을 먹일 빵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고 물으십니다. 다른 복음에서는 너희들이 먹을 것을 주어라.”라고 하십니다. 이 모든 말씀은 그대로 행하기만 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자신들이 기적을 행할 수 없는 사람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들을 다 먹이려면 2백 데나리온은 있어야 할 것이라 하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돈을 벌어오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돈은 있으니 빵을 구할 장소만 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먹을 것이 어느 정도 있느냐고 물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있는 것을 나누어 주라고 하신 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명령에 따를 수 없는 이유는 본인이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적은 예수님이 일으키는 것이지 우리가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냥 하라는 대로 행하면 그만입니다.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성체성사와 연결됩니다. 성체성사는 또 가나의 혼인잔치를 통해 더 잘 이해될 수 있습니다.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것은 성모님의 믿음을 통한 그리스도의 기적입니다. 일꾼들은 그저 그것을 퍼서 나를 뿐입니다. 우리들의 믿음으로 밀떡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시킨다고 착각하면 큰일입니다. 우리는 그런 믿음이 없습니다. 그저 그가 시키는 대로 행하라.”라고 하신 성모님 말씀 따라 주님께서 행하신 예식를 행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 나는 못한다.”, “이렇게 부족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은 겸손이 아니라 교만한 것입니다. 나보고 기적을 행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시키는 것만 하면 기적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가진 것을 있는 그대로 봉헌했습니다. 그러니 기적처럼 저의 주위의 많은 이들이 저를 통해 풍요해지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제 힘으로 돈을 벌고 결혼하여 가정을 가지고 이렇게 주위에 물질적으로 영적으로 풍요하게 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든 그 분을 그것을 통해 5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을 하시려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가진 보잘 것 없는 능력은 핑계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아무 소용도 없을 것들이 봉헌되기만 한다면, 그것은 마치 물 펌프에 한 바가지 먼저 부어야 하는 마중물처럼 더 많은 물이 솟아나게 하는 밑천이 됩니다. 그리스도의 자기봉헌으로 모든 사람이 생명의 빵을 나누어 먹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쓰시겠다면 드립시다. 그대로 두면 정말 아무 소용이 없는 것도 그 분 안에서는 5천 명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은총으로 변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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