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변혁

나는 1962년,
신학공부와 10개월간의 제 3 수련기를 마치고
로마로 유학을 갔습니다.

때마침 로마에서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바야흐로 열리고 있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2천년 역사에서 새시대를 여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기톨릭교회는 이 공의회를 통해
아주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했습니다.

다른 종교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도
그 한가지입니다.

원래 그리스도교 신앙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 같은 형제요,
한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받드는 가족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다른 종교들과의 대화라는 자세가
비롯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는
전 인류의 일치와 구원을 원하시므로 우리가
다른 종교와 협력하고 대화하기를 바라고 계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더군다나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모든 사람 안에서
활동하고 계시니, 필시 그리스도교 이외의 종교에서도
활동하고 계실 것입니다.

다른 종교가 오랜세월에 걸쳐 전승하며 발전시켜 온
정신적 유산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마땅히 배울만한
훌륭한 값어치가 있을 것입니다.

나는 1965년에 귀국하였지만,
좀처럼 참선할 기회는 오지 않고 헛되이
수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S씨는 동경대학에서 수학한 적이 있고,
임제종 계통의 승당에서 수년간 생활한 분이었습니다.

이분이 선방을 감독해 주었기에
알찬 접심이 되었습니다.

나는 이 접심에 참가하여 겨우 禪의 문턱에 들어선
데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로서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禪과 聖書
                 가도와끼 가끼찌 신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