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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25 조회수1,223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4월 25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Go into the whole world
and proclaim the Gospel to every creature.
(Mk.16,15)



제1독서 1베드로 5,5ㄴ-14
복음 마르코 16,15-20


며칠 전, 제 지갑의 두께에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나도 두꺼운 지갑은 바지 주머니에 “저 여기에 있어요.”라고 분명하게 표시할 정도로 뽈록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지갑이 두꺼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돈이 많아서 그럴까요? 아닙니다. 돈보다는 카드가 너무나 많은 것입니다. 왜 이렇게 포인트 카드들이 많은지요. 그리고 여기에 각종 혜택을 이야기하는 신용카드도 두꺼운 두께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갑을 꺼내어 카드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불필요한 포인트 카드는 서랍 안에 넣어두고, 신용카드는 카드회사에 전화를 걸어 해지를 했습니다. 그런데 카드 만들 때에는 참 쉬었는데, 카드 없애는 것은 왜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더군요. 여러 차례의 과정을 거쳐서야 겨우 상담원과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상담원의 끊임없는 설득에도 불구하고 해지요청을 굽히지 않았기에 겨우 카드를 없앨 수 있었습니다.

카드를 모두 정리하고 나니 지갑이 너무나 가벼워졌습니다. 주머니에 넣어도 티도 나지 않을 정도로 얇은 지갑이 되었습니다. 정리되어 서랍 속에 들어간 수많은 포인트 카드들과 해지된 신용카드들을 보면서 이 세상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복잡하게 살까를 연구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사실 카드 외에도 복잡하게 만드는 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튼튼한 두 다리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곳도 힘들게 운전을 하며 갑니다. 손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도 기계를 이용하면서 조금이라도 편하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통화만으로도 충분한 전화가 아닌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들이 있어야 하는 스마트폰만 휴대전화로 생각하고 선택합니다. 이러한 복잡함 속에 우리들을 가두고 답답해하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아직도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면서 허탈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주님께서는 복잡한 이 세상을 간단하게 해치고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십니다. 바로 믿음입니다. 그래서 믿는 이들에게는 표징들이 따를 것이라고 하시지요. 특히 세상에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입니까? 그런데도 믿음 하나만 있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복잡하고 어려운 일은 주님께서 모두 해결해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어렵고 힘들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고민하고 걱정한다고 해서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모든 문제들을 간단하게 풀어나가는 지혜를 간직해야 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을 만드는 세상 사람들의 발걸음에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단순하고 쉽게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기쁨과 희망을 이 세상 곳곳에 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내리신 선교사명이니까요.

 

지구에서는 매일 매초마다 선생님과 학생, 부모와 자식이 만나 변화를 이루어 낸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변화의 씨앗을 가졌다(제인 구달).


어제 미사를 봉헌했던 인천의 옥련동 성당입니다.



남자와 여자
 

남자와 여자의 유전적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글쎄 이 차이는 딱 0.1%만 다르고 똑같다고 하네요. 이렇게 적은 유전적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어쩌면 모든 면에서 똑같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똑같을까요?

부부관계를 보면 많이들 다투십니다. 의견 충돌을 일으키며 심하게 부부싸움을 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싸우는 이유를 “우리는 서로가 달라요.”라고 말합니다. 유전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는데, 0.1%의 차이가 싸움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요?

다르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싸우는 것은 아닐까요?

한 여자가 개를 데리고 나간 남편이 실종되었다며 경찰서를 찾아왔답니다. 경찰이 물었지요.
“남편은 어떤 분입니까?”
여자가 남편을 떠올리더니 한숨을 푹 쉬며 말했습니다.
“근본 없는 인간입니다.”
흠칫한 경찰이 얼른 다른 질문으로 바꿔서 물었습니다.
“개는 어떤 개입니까?”
여자가 곧바로 대답합니다.
“족보 있는 개입니다.”

개만도 못한 남편일까요? 바로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 이는 부부관계에서뿐만이 아니라, 인간 세상 안에서 당연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약속하신 하느님 나라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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