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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28일 야곱의 우물- 요한6,60-69 묵상/ 내비게이션만 믿다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28 조회수315 추천수4 반대(0) 신고
내비게이션만 믿다가

60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말하였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61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두고 투덜거리는 것을 속으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62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63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64그러나 너희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자들이 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들이 누구이며 또 당신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65이어서 또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 66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67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68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69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흥미로운 사건소식 하나를 접했습니다. 좁고 낮은 터널을 지나던 버스 한 대가 굴다리 천장에 끼여 전기톱으로 차체를 잘라내어 빠져 나오는 장면이었습니다. 제한높이 표시가 네번이나 있었지만 버스 운전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합니다. 이렇게 여러 차례 경고를 보지 못한 채 터널로 들어간 이유는 바로 ‘내비게이션이 그렇게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학기술이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눈앞에 있는 표지판도 못 보게 할 만큼 편리해지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표지판이 ‘위험’을 알리는 것이라면 더욱 큰 문제입니다.

세상의 너무도 많은 것들이 이러한 위험 표지판을 그냥 지나치게 만듭니다. 편리를 위해, 쾌락을 위해,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정신없이 달리는 동안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위험 표지판을 무시합니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길 안내를 하는 내비게이션처럼 치밀하게 프로그램된 죽음의 문화를 따라 살다 보면 우리 영혼을 해치는 것들에만 정차하게 됩니다. 정작 중요한 표지들을 보지 못한 채 달리다 결국 우리의 목자시며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마저 지나치게 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68절) 우리도 이 고백을 하기 위해선 베드로 사도와 같은 영적인 ‘단순함’이 필요합니다. 육체의 편안함을 포기하고라도 즉시 따라나서는 영적인 ‘우직함’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손해와 희생이 따르더라도 기뻐할 줄 아는 영적인 ‘미련함’도 필요합니다. 주님께 가는 길은 내비게이션을 따라 ‘최단거리’로 질러가야 하는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승주 신부(꽃동네대학교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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