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착한목자는 바쁘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28 조회수666 추천수15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부활 제4주일 성소주일 - 착한목자는 바쁘다

 




 


        우선 휴가 잘 다녀왔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오늘은 성소 주일입니다. 수원신학교를 거닐다보면 한 편에 고 배문환(도미니코) 신부님의 흉상이 수줍은 듯 꽃과 나무 사이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돌아가신지 4년이 지났지만 제가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 선배 신학생들로부터 신부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고 갓등 중창단에 의해 노래도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신부님은 수원신학교 학장이셨고 61세에 돌아가셨습니다. 여름에 신자들과 바닷가 물놀이를 갔다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세 자매를 발견하게 됩니다. 신부님은 세 자매를 차례로 건져내신 뒤 물을 많이 마시신대다 탈진하셔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마도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착한 목자로서의 모범을 보여주신 분이기에 지금도 동상으로나마 신학교를 지키시고 계신 것 같습니다.

 

 

성소는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이란 뜻입니다. 성소는 비록 사제들이나 수도자들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이웃을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공통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너희에게 새로운 계명을 준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모습은 착한 목자로서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그 분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성소이십니다. 이 성소를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성소는 마치 소의 멍에와 같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입니다. 그러나 그 멍에를 매기 때문에 우리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것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누구도 이 성소를 거부한다면 하느님의 것이 될 수 없고 하느님의 나라에서 살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759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26천여 명을 대상으로 직업만족도를 조사하였습니다. 1위는 초등학교교장, 2위는 성우, 3위부터는 상담전문가, 신부, 작곡가, 학예사, 대학교수, 국악인, 아나운서, 놀이치료사 순이었습니다. 대학교총장은 14, 판사는 22, 의사는 44, 중고등학교 교장은 49, 고위공무원은 55, 변호사는 57, 국회의원은 73, 교사는 90위 등이었습니다.

사제가 직업 만족도에서 4위이지만 사실 초등학교교장이나 성우, 작곡가, 대학교수나 아나운서, 의사, 판검사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사제가 되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7년간만 신학교를 문안하게 졸업하면 서품을 받게 됩니다. 다시 말해 맘만 먹으면 직업 만족도를 가장 크게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직업이 사제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제가 직업일까요?

사제들 중 아마 단 한 사람도 사제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했더니 세속적인 시선을 지닌 분은 신부가 직업이죠.’라고 반론을 제기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직업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것입니다.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 그것은 봉사입니다. 그러나 사제는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만약 사제가 돈을 벌기를 원한다면 본당신부로서 돈을 유용할 수 있는 액수는 어마어마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양심 하나로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 이외에는 손을 대지 않습니다. 사제는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하는 직업이 아니라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것이기에 한 푼도 주지 않을 지라도 행복할 수 있는 인생 자체입니다.

 

성 라우렌시오 부제를 아실 것입니다. 그는 교황 식스토 2세 때 로마의 일곱 부제 중 하나였으며,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박해로 순교했습니다. 부제로서 교황님을 옆에서 돕던 성직자였습니다. ‘황금전설에 따르면, 그가 맡은 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물건을 나누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집정관 코르넬리우스 세콜라리우스가 교황이 순교하자 교회 재산을 담당하는 라우렌시오 부제에게 살고 싶다면 교회의 보물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교회의 물건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나누어 주었습니다. 집정관이 계속 교회의 보물을 달라고 요구하자 라우렌시오는 가난한 사람들을 모아 집정관 앞으로 데리고 가서 이들이 바로 교회의 진정한 보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체포되어 벌겋게 달궈진 석쇠 위에서 고문을 받았습니다. 라우렌시오는 고문을 지켜보던 로마 황제에게 보아라. 한쪽은 잘 구워졌으니 다른 쪽도 잘 구워서 먹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직업인들과 성소자들과의 차이입니다. 직업인들은 세속적이고 이들은 세상 것에 집착합니다. 그러나 성소자들은 돈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

 

착한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지만, 삯꾼은 이리 떼가 오면 자신의 생명을 잃기 싫어 양들을 놓고 도망칩니다. 그러나 현 시대에 이렇게 목숨을 내어놓으며 순교할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제가 착한목자에 속하는지 삯꾼에 속하는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목숨을 바칠 일이 없기 때문에 저를 평가할 구체적인 것이 필요했습니다.

한 번은 가톨릭의대에 다니는 학생을 만나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의대에 들어가기도 힘든데 이 학생은 거기에서도 수석을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라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학생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하루를 3분씩 나누어서 사용합니다.”

3분도 결코 헛되게 쓰지 않는다는 말이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도 하루를 3분씩 쪼개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사제로서 양들을 위해 어떻게 하루를 나누어가며 살아가고 있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참으로 착한목자라면 게으를 수 없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휴가로 여행을 하면서 한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그 신부님은 어머니께서 자신을 위해서 지금까지 고생하신 것에 비해 해 준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어머니에게 무엇을 해 드릴까?’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도 아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었고, 사제관에 혼자 들어올 때 아무도 반겨줄 사람이 없는 것이 안타까워 사제관에 꽃을 꽂아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꽃꽂이를 배우고 싶다고 하였고 아들은 3년 동안 그 비용을 대 주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를 위해 꽃꽂이를 배우게 해 드린다고 생각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어머니는 오직 아들을 위해서만 꽃꽂이를 하신다고 하십니다. 사제관 어디에나 꽃이 있고 아들은 혼자 사제관에 들어와도 꽃을 통해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이렇게 상대를 위해서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상대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데 어떻게 게을러 질 수 있겠습니까?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님이 아르스에 부임 받아 성당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신부님을 잡고 여기서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어요. 아무도 성당에 안 나와요.”라고 말했습니다. 신부님은 그러면 모든 것이 할 일이군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부터 일어나 기도하였고 그렇게 그 분의 거룩함이 드러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하루에 18시간 동안 고해를 주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줄 것이 항상 있기 때문에 절대 게을러 질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께서 생명을 바치시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당신을 사랑하신다고 하십니다. 자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을 남편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녀는 아내의 자녀인 동시에 남편의 자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돌보아야 하는 양떼나 이웃은 나의 자녀인 동시에 그리스도의 자녀입니다.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며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면 어떻게 그리스도께 사랑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내가 이웃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면 나는 이미 착한목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