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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죽어야만 기적을 바랄 수 있다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29 조회수362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 떼를 흩어 버린다.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
.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요한 10,11-18)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하늘나라에 대하여 말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하늘나라에 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신이 자아를 죽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영국의 시인 오든(W. H. Auden )은
그의 시 <당분간은(For the Time Being)>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악(惡)만 알고 길을 잃은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선한 일을 하지 않은 것을 아실까 봐 두려워하면서
혼자서 외로이 무서운 숲 속을 헤매고 있다.
우리들은 지금 무서운 숲 속을 혼자서 외로이 헤매고 있다.
 
하느님의 율법을 택하기 위하여 우리 스스로 없애버린 인간의 율법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의 뜻이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시면서 수난을 받고 우리에게 물려주신 정의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모두 다 사라져버렸다.
우리의 율법을 스스로 버리고 택한 하느님의 율법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순례자의 길은 지옥의 심연으로 이어져있었다.
기껏 그런 냉소(冷笑)를 하려고 그 더러운 무시당함도 감수했는가?
승리의 보답이 고작 이것이었나?
순례자의 길은 지옥의 심연으로 이어져 있었다.
 
우리들은 죽어야만 기적을 바랄 수 있다.
영원한 하느님께서 어떻게 잠시만 활동하시고
,
무한한 능력을 가지신 하느님께서 어떻게 유한한 일만 하실 수 있겠는가
?
그렇다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
우리들은 죽어야만 기적을 바랄 수 있다.
 
스탈린 시대에 시베리아로 추방당했던 우크라이나 족의 후손으로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 지방에서 태어난 예프게니 예추셴코(Yevgeny Yevtushenko, 1933- )도 <사람들(people)>이라는 유명한 시를 썼다.
 
<사람들>
 
세상에 특별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의 운명은 모두 별들의 역사와 같다.
별들이 똑 같이 보이지만 다르듯이
단지 그들에게 아무것도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일 뿐이다.
 
그리고 만약 어떤 사람이 유명하지 않아서
서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하더라도
그 무명(無明)조차도 특별한 것이다.

모든 사람의 세계는 다르게 마련이며
매우 짧은 순간도 그에게는 소중한 시간이다.
비극적인 순간도 그만의 것이다.

어떤 사람이 죽기 전에 첫 눈을 보고 첫 입맞춤을 하고, 첫 싸움을 했더라도
죽을 때는 그와 함께 사라진다.
그러나 살아남을 운명이라면
그가 쓰던 책들과 놀이 카드, 그가 그린 그림들, 그가 만지던 기계들은 남는다.

 
그러나 비록 이미 지나가버린 게임의 규칙에 따라
이미 없어진 것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다.
그들 안의 세계가 죽어서 죽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이 땅의 어떤 창조물을 원망할 것인가?
과연 우리가 아는 것이 무엇인가?
형제의 형제? 친구들 중의 친구? 연인들 중의 연인?

비록 우리는 아버지의 모든 것을 알았지만
그 밖의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영원히 되돌릴 수 없게 된다.
그것들의 비밀의 세계는 두 번 다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매 순간 나는 사라진 것들을 슬퍼하고 또 슬퍼한다.
………………………………………………………
우리는 죽지 않으면 즉 가난해지지 않으면 절대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없다.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무명(無明)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죄 외에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소유라고 생각하고 살지 않으면 절대로 부활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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