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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의 말씀] 제 목소리도 모르세요? - 안성철 마조리노 신부님
작성자권영화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29 조회수349 추천수2 반대(0) 신고
  가끔 이런 전화를 받으면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상대방에게서 들려오는 소리, "신부님, 저 누군지 아시겠어요?" "음... 글쎄요...?" 그러면 상대방은 이내 섭섭해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저 누군지 모르겠어요?" "제 목소리도 모르세요?"
  참 난감합니다. 목소리만으로는 도저히 알아낼 수 없는 상대방의 정체.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의 음성만으로도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랐을 것이고 또 그만큼 나와 가깝다고 생각했을 텐데 그렇지 못함을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섭섭했겠습니까?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착한 목자로 비유하시면서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양들도 목자의 음성을 잘 알아듣고, 목자도 양들의 음성을 잘 알아듣습니다. 한쪽 편에서만 알아듣는 것이 아닙니다. 늘 함께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눈빛만 보아도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우리 양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분이기에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다 알고 계십니다. 그만큼 양들과 친숙하고 가깝다는 말씀이시지요. 이 친밀감은 목숨도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는 엄청난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돌보심과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우리가 그분을 떠나면 삯꾼에게 넘어갈 것이고 삯꾼은 우리를 자신의 욕심대로 다룰 것입니다. 그분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우리의 생명이 안전하게 보호받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음성을 듣지 않고 낯선 이의 음성을 듣고 따라간다면 우리의 생명은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목자와 양의 비유는 아름답고 위대한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이미 우리의 목소리를 잘 알고 계시니 우리편에서도 예수님의 목소리를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예수님의 목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그분의 음성은 무엇보다도 복음말씀을 통해, 성체조배를 통해, 그리고 사랑해야 할 이웃들 안에서 울려 퍼집니다. 복음서 안에서 군중을 향해 외치는 그분의 음성, 감실에서 속삭이시는 그분 사랑의 고백, 또한 소외되고 약한 이들 안에서 울부짖는 그분의 절규... 이 모든 것 안에서 들리는 그분의 음성을 자주 듣고 그분의 음성을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대해 묵상하고 응답해야 하는 성소 주일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또한 우리를 어디로 이끄시는지 그 목소리를 잘 알아듣고 응답해야 하겠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목초지로 우리를 이끄시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음성을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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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은 환난 중에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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