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30 조회수897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4월 30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



He calls his own sheep by name and leads them out.
When he has driven out all his own,
he walks ahead of them, and the sheep follow him.
(Jn.10,3-4)



제1독서 사도행전 11,1-18
복음 요한 10,1-10

옛날에 핑크색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임금님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옷뿐만 아니라 모든 소유물을 핑크색으로 바꾸었지요. 심지어 먹는 것조차도 핑크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핑크색이 아닌 다른 색을 사용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법으로 모든 사람이 핑크색을 쓰도록 했습니다. 즉, 핑크색을 사용하지 않으면 감옥에 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핑크색을 사용하게 되자 이제야 만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궁궐도 또 세상 사람들 모두가 핑크색을 사용하니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래서 유쾌하게 웃으며 위를 바라보는 순간, 새파란 하늘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하늘만큼은 핑크색으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억울하고 슬프기까지 한 것입니다.

신하들에게 묘책을 찾아내라고 명령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하늘을 핑크색으로 만들 수는 없었지요. 그런데 어떤 신하 한 명이 임금에게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꿔놓았으니 자신이 준비한 안경을 끼고 하늘을 보라고 합니다. 이 안경을 쓰고 하늘을 보니 정말로 핑크색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맞습니다. 핑크빛 렌즈를 끼운 안경을 썼기 때문에 하늘을 비롯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핑크색으로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언젠가 읽었던 서양 동화의 내용이 생각나서 적어 보았습니다. 이 동화를 통해 우리들의 힘만으로는 남이나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내 자신이 바뀌면 너무나도 간단하게 문제의 해결을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끊임없이 내가 아닌 남이, 내가 아닌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만 주장하고 있는 우리라는 것입니다.

주님을 믿는 것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주님께서 우리가 당신을 믿을 수 있도록 어떤 기적을 보여주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활짝 열고 주님께 다가갈 때 비로소 주님을 제대로 믿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양들의 목자이며 양들의 문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양인 우리들에게 당신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강조하시지요. 그러나 우리는 보호를 받아야 할 ‘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나 봅니다. 그래서 주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간직할 수도 못하는 것이지요.

남이 그리고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그 마음으로 주님 역시 내가 원하는 대로 변화되기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한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양’인 우리가 먼저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하루 늘 행복하게 사는 것뿐이다(마거릿 보나노).


성소주일 미사를 하기 전의 제대 모습.



성소주일을 마치며...
 

신학교에서 하는 이번 성소주일 행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학교에서 매년 하는 성소주일 행사가 뭐 특별하겠어요? 만날 똑같잖아요? 그런데 뭐 하러 올해에도 힘들게 강화까지 가야하죠?”

신학생들은 행사를 전문으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기도하는 학생일 뿐이지요. 따라서 매년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치 텔레비전에 나오는 어떤 개그프로그램을 바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전문 행사기획팀에서 준비하는 프로그램을 바라는 것인지 매년 지루하다고 이야기할 뿐입니다.

성소주일은 단순히 행사를 치루는 날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성소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성소자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기를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으는 날인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어떤 행사를 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각종 행사를 치루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정작 성당이나 성체조배실에는 아무도 없었던 어제의 인천 가톨릭대학교 모습을 보면서 올해에도 사람들은 “작년과 똑같아.”라는 말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자신이 바뀌어 기도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올해에는 정말 좋았어.”라고 말할 텐데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