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랑의 밥상 - 5.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01 조회수582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12.5.1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사도11,19-26 요한10,22-30

 

 

 

 

 





사랑의 밥상

 

 

 

 

 



오늘은 ‘사랑의 밥상’에 대해 나눕니다.

밥상이란 말이 참 친근하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성체성사가 상징하는 바도 ‘사랑의 밥상 공동체’입니다.

 

밥을 ‘먹는 입’을 가진 식구(食口)들의 공동체입니다.


사랑의 밥상 주변에 모여 참된 양식이자 참된 음료인 주님을 모시기 위해

매일 사랑의 밥상인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엊저녁부터 계속 묵상해 온 ‘사랑의 밥상’입니다.


저녁기도 차 성전에 들어가 주님께 큰 절을 올리며

새로 크게 수리된 제대를 바라보는 순간 저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참, 밥상 크다.”

 


제대가 꼭 밥상처럼 보였습니다.

사실 제대는 밥상이기도 합니다.

밥상이 크니 그냥 보기만 해도 배불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린 것 없어도 잘 먹으라는 말도 있지만

정말 차린 것 없어도 큰 밥상 같은 제대를 대하니

저절로 배불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더불어 밥상에 대한 여러 일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며칠 전 나눴던 어느 분의 예화입니다.

 


- 지금 21살이 친구가 있는데 학교에 짓눌린 흔적이 전혀 없다.

 ‘자존감이란 저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친구다.

  그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부모의 교육철학은 정말 단순하다.

  그 친구 어머니는  

  “아이한테 정성스레 밥상을 차려준 것 밖에 없다.” 한다.

  정성스러운 밥상을 받아 본 아이는 자기를 존중할 것이라는 얘기다. -

 

정성스럽게 차려 준 밥상은 결코 잊지 못합니다.


이런 추억은

영원하며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아는 자존감 높은 사람을 만듭니다.

이런 사랑의 추억이 없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자살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밥상의 추억이 많은 이들은

‘참을 수 있는 존재의 무거움’으로 결코 자살하는 일이 없습니다.

 


저 역시 50여년이 지난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같은 형수의 보살핌을 받았던

친구의 집을 방문했을 때의 정성스레 차려 준 밥상입니다.

작은 꼬마가 왔는데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밥상을 차려주다니…

지금도 고마운 마음은 잊지 못합니다.


당시 50-60년대는 모두가 힘들었습니다.

밥 얻어먹으러 다니는 이들도 많았고,

쌀 꾸러, 보리 꾸러 다니는 이웃들도 많았습니다.


쌀독을 열어보면 남아있는 쌀을 보며 가난을 실감했던 시절입니다.


그러니 이런 시절에 정성스러운 밥상은

그 자체가 감동이요 사랑이었습니다.

 


수도형제와의 수업 중 형제의 말도 생각납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제 친구가 왔을 때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잊지 못합니다.

  평상시는 교회에 기도하러 가신다며

  ‘네가 밥을 챙겨 먹으라.’ 하시던 어머니가

  그 날은 새 밥을 지어 김치도 예쁘게 썰어

  정성스러운 밥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이런 추억을 가진 이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어도 자존감 높아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합니다.


‘먹자고 하는 일’ ‘먹고 사는 일’이란 말도 있듯이

참 중요한 게 밥상이요 먹는 일입니다.

 


복음을 봐도 예수님이 하시는 일은

온통 먹여 주는 일이고 병 고쳐 주는 일입니다.

하여 예수님의 별명도 ‘먹보요 술꾼’이었습니다.


바로 이 예수님이 남겨주신 참 좋은 선물이

사랑의 밥상인 성체성사입니다.


성체성사의 은총이

사도행전의 바르나바와 같은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을 만듭니다.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사실 바르나바처럼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말씀과 삶이 하나 된 삶 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다음 복음의 진리 역시 사랑의 밥상인 성체성사에서 체험합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은 보이는 사제를 통해서 친히 미사를 집전하십니다.



미사 중 주님은 우리를 아시고

우리는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따릅니다.

 



주님은 이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십니다.

주님과 이 사랑의 일치로 우리는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고

아무도 우리를 주님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임을 확신합니다.



바로 이게 사랑의 밥상인 성체성사의 크나 큰 은총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정성껏 마련해 주신

이 사랑의 밥상, 미사에서 모신 영원한 생명이

우리를 늘 행복하게 살게 합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