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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신비여 - 03 강론은 어떻게 하는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03 조회수423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5.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03 강론은 어떻게 하는가
"신부님, 이제는 강론 밑천이 거의 바닥났나 봅 니다." "부임한 지 3년 정도 지나면 신부님 강론 몇 말씀만 들어도 내용이 뻔합니다. 본론이 어떻게 나오고 결론이 무엇으로 끝날 것인지를 대 충 알게 됩니다." 대개 같은 본당에서 3년 정도 사목하다 보면 선후배 신부들이나 신 자들에게서 농담처럼 들을 수 있는 얘기들입니다. 그러나 나는 강론 에 대한 이런 말들을 싫어합니다. 동의할 수도 없고 이해가 되지 않는 말입니다. 똑같은 성서구절을 오늘 읽고 묵상한 것과 1년이 지나 다 시 읽고 묵상할 때 내게 전해지는 메시지는 전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 다. 왜냐하면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강론은 준비된 노트를 되풀이하는 대학 강의가 아닙니다. 강론은 말씀을 통해 삶을 서로 나누는 것입니다. 내가 변화하고 환경이 변화 하면 묵상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강론은 전과 똑같은 메 시지를 전달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복음은 무궁무진한 은총을 잉태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내 생활이 다르고, 똑같은 군중이지만 그들의 내적인 상태와 욕구가 어제와는 분명하게 다릅니다. 그러므로 내 삶 자체가 복음 선 포이기 때문에 똑같은 말씀을 계속해서 그대로 전한다는 것은 기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신자들도 미사 때 강론을 잘 듣고 마음에 새기고 삶으로 연결 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일 독서 내용과 복음 내용은 그 주일 말씀의 핵심을 전해주기 위해 준비된 말씀들입니다. 그 말씀 들을 읽고 종합하고 묵상해보면 핵심 메시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 고 화답송, 입당송, 고유 감사송 등을 읽어보면 교회가 그날 말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기쁜 소식이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말씀 안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알고 강론을 듣는다면 이미 내 귀가 하느님 말씀을 향 해 열려 있기 때문에 말씀이 나를 이끌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강론을 할 때, 신자들에게 나의 지식이나 경륜이 아니라, 성령 과 그의 능력을 가지고 예수님이 이 자리에 섰다면 이들에게 무슨 말 씀을 하고 싶으셨을까를 늘 생각합니다. 그때그때마다 예수님이 원하 시는 말씀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나는 40여 년간 강론하면서 원고를 미리 작성해서 강론한 적이 없 습니다. 한두 시간 기도하고 읽고 묵상하고 생각한 것을 메모한 적은 있었지만 원고를 써서 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모임의 성격과 수준, 반응도 보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전해줍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말씀을 전하는 은사를 받아서 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그래야 말씀이 사람들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을 뿐만 아니 라 우리 삶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은사를 가지고, 강론 하는 그 시간에 그 은사가 활성화되어 제대로 선포될 수 있도록 미리 기도하고 소망하는 가운데 강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 니다. 나는 가끔 성령의 감동을 받아서 말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 습니다. 때로는 전율과 감동을 느끼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말씀을 나도 모르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듣는 신자들도 정신이 깨어 나고 분위기가 집중되고 말씀 속으로 빨려 들어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 성령의 감동을 받아서 전하는 은사적인 강론 이었습니다. 그런 강론은 신자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새겨져서 살아 가는 데 큰 지침이 되어 예언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 각합니다. 나는 말씀을 능력 있게 선포하는 전달자가 되게 해달라고 오직 주 님께 매달립니다. "당신은 점점 더 커지셔야 하고 당신의 종은 점점 더 작아지게 하여 주옵소서." 일주일에 4, 5일 동안을 성실하게 준비해서 강론대에 서기 전에 제 단을 향하여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러므로 기도와 말씀, 내 생활을 종 합한 결정체가 한 주일의 강론이라고 믿습니다. "당신 말씀을 전할 때 함께하여 주옵소서. 이 시간에 성령께서 주신 지혜와 지식의 은사가 활성화되게 하여주옵소서." 일본 순교자들이 마지막 십자가 형틀에서 죽기 전에 하신 강론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앞에 둔 '바오로 미끼'는 자신이 이제까 지 서보았던 강단 중에서 가장 영예로운 강론대 위에 서 있다고 느끼 고서 마지막 말씀을 했다."(<성무일도> 2권 1490쪽 참조)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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