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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04 조회수788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5월 4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Do not let your hearts be troubled.
You have faith in God; have faith also in me.

"I am the way and the truth and the life.
No one comes to the Father except through me."
(Jn.14,6)


제1독서 사도행전 13,26-33
복음 요한 14,1-6

 

어제는 잡지사에서 요청한 글을 쓰느라 하루 종일 책상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써 본 적이 없는 주제였기 때문에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 주제는 ‘나의 멘토’였습니다. 즉, 지금의 이 길을 걸어가면서 내게 있어서 삶의 이정표가 되어주신 신앙의 스승님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청탁이었습니다.

이 청탁을 받고 계속해서 생각했습니다. ‘나의 멘토는 과연 누구인가?’를 생각하니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스승님이 계셨고, 그들을 통해 내 자신이 변화되어 지금 이렇게 사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매순간 내 곁에서 저를 이끌어주신 분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그러한 분이 없어서 외롭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을 때에는 제 곁에 그 어떤 멘토도 없다며 불평불만을 했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사실 누군가에 대해서 미움의 감정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사람이 나의 멘토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그 사람의 말과 행동 모두가 거짓으로만 생각되고 나쁜 쪽으로만 바라보려다 보니 멘토가 아닌 나의 적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내 곁에 나를 지켜주고 이끌어줄 많은 멘토가 있었으나,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그 멘토를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상관없이 우리의 진정한 멘토가 되어 주시는 분이 계시지요. 바로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진정한 멘토이신 주님께 대해 믿고 또 믿는 굳건한 믿음이 있을 때, 주님으로부터 더 큰 사랑과 은총을 받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믿음을 통해서만 부정적인 나의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마음이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이끌어주는 나의 멘토인 이웃들과 함께 어렵고 힘들다는 이 세상을 기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내게 도움을 주고 이끌어줄 나의 멘토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내 자신도 나의 이웃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멘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가 서로의 멘토로서 사랑을 주고받는 가운데에서 행복이 움터 나오게 되고, 이를 통해 주님께서 말씀하셨던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샘물은 강물과 만나고, 강물은 바다와 하나 되며 햇빛은 대지를 얼싸안는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인 것은 없다(퍼시 비시 셸리).


교구청 마당에 핀 야생화. 누가 가꾸지 않았어도 이렇게 예쁘게 피었네요.


 

일단 시작하자
 

어제는 오전에 강의가 있었고, 오후에는 어떤 단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오늘까지 보내야 할 원고를 쓰고 있었지요. 그런데 도대체 이 원고가 잘 써지지를 않는 것입니다. 마치 머릿속에 장벽이 쳐진 것처럼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쓴 어떤 소설가의 글이 생각나더군요. 그의 조언은 간단합니다.

“글을 쓰고 싶다면 무조건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라.”

계속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이 말을 생각하면서 잘 써지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완성된 원고를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내용에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말이지요.

써지지 않는다고 미루기만 한다면 원하는 원고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내가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되면 절대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일단 시작해야 합니다. 의욕이 없다고, 지금 힘들다는 이유로 미루기만 한다면 계속해서 미루기만 하는 나만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일단 발동이 걸리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계처럼 계속하게 된다고 합니다(과학적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할 일에 대해서 곧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어느새 일에 몰두하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내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주님께 나아가는 것도 여기에 속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나아가는 것을 계속해서 뒤로 미루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일이 많아서, 여유가 없어서……. 그러나 지금 곧바로 주님 앞에 나아갈 때, 그 모든 것은 핑계였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주님 앞에 나아가야지만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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