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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신비여 - 05 왜 이렇게 변질 되었는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08 조회수425 추천수6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6. 함께 멀리 가는 이정표, 공동체

05 왜 이렇게 변질되었는지
"신부님, 공동체가 마치 친형제처럼 친밀하고 다정 하게 살고 있는 게 정말로 신기합니다. 8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데이톤 공동체를 보고 한 개신교 장로님이 나에게 던진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말했습니다. "제가 보아도 놀라운 일입니다. 마치 초대교회 신자 공동체(사도행 전 2, 43-47)와 유사한 것 같습니다." 그곳은 신자들 대부분이 국제결혼한 자매님이고 의사 몇 분과 교수 한 분, 전문직 종사자 몇 분인, 30여 명 정도의 아주 작은 천주교 공 동체였습니다. 그곳 신자들 사이에는 인간적인 차별이 없었습니다. 상대의 약점이나 아픔이 오히려 서로 사랑해야 할 이유이자 위로가 되는그런 곳이었습니다. 친교 모임이나 초대받은 가정에서 식사할 때 나 미사참례 때는 정말 혈육이나 친형제보다 더 진한 형제애가 느껴 질 정도였습니다. 내가 직접 사목하는 신시내티 공동체는 공소인 데이톤(오하이오)과 비슷한 공동체이지만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성 서 말씀이 살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몇 분의 예언자0은 다시 단식하며 기도를 하고 나서, 그들(바 르나바, 바오로 사도)에게 안수를 해주고 떠나 보냈다."(사도 13,3) 그즈음 나는 한 달에 한 번은 본당을 떠나 해외나 미주에서 피정을 지도하고 있었습니다. 피정을 떠날 때 나는 공동체에 부탁을 합니다. 이번 복음 선포 기간 중에 기도해 달라고, 그리고 지금 안수를 해주시 면 고맙겠다고. 그렇게 말하고 그들 앞에 꿇어앉습니다. 그러면 대부 분의 신자들이 진심어린 기도를 하고, 그 가운데 몇 분은 나에게 안수 를 정성껏 해주시고 울먹이면서 예언 말씀도 해주십니다. 그리고 그 들의 마음을 영적으로 간직하고 나는 현지로 떠나갑니다. 피정을 마치고 돌아올 때, 가끔은 작은 선물도 하나씩 사오기도 하 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계속 기도하고 있을 공동체의 형제자 매들을 만나 복음 선포 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고하는 것이었습니 다. 나를 파견한 공동체에 대해 현장에서 일어난 어려움 극복, 피정 과정, 결과와 특이한 사건, 그리고 은혜로웠던 일들을 말씀드리면서 다양하고 풍성하게 은혜를 베푸시는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의 시간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거듭되면서 나와 공동체는 성장해 갔습니다. 5, 6년이 지나면서 이 신시내티의 작은 공동체가 '성경의 메카'로 알려지고 전 미주의 봉사자가 몰려오기 시작했습니 다. 그러나 이 공동체에도 성장의 아픔이 다가왔습니다. 그때 우리는 시련과 성장의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영적 프로그램을 실시했습 니다. 즉 한 달에 한 주일은 모든 교우들이 피정의 집에 모였습니다. 'Love Land'라는 동네의 한 농장 안에 있는 허술하지만 소박한 장소 였습니다. 4~5개월 피정을 하는 동안 놀랍게도 우리 공동체는 공동 체로서의 한계 상황을 벗어나 도약하는 모습으로 발전해갔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기간 중에 뜻밖의 사건이 이 지역 개신교에서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피정하는 주일마다 5개의 예배당 에선 특이한 행사들을 하는 등 비상사태가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왜 냐 하면 성당의 피정에 참가했던 열성적인 신도들이 자연스럽게 가 톨릭으로 개종을 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한 개의 예배당이 문을 닫았고 담임목사님이 슬픔 속에 예배당을 떠났다는 소문까지 들었습니다. 그곳의 창설 집사와 장로님 은 우리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큰 집에 온 기분으로 기쁘게 생활하게 되었지만, 본의 아니게 고통을 준 그 목사님께서는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신부님, 옛날 우리 신앙 공동체는 <사도행전>의 이 말씀처럼 생활 했었는데 지금 우리가 보는 교회는 너무나도 다른 것 같습니다. 마치 로마제국을 닮은 것 같고, 너무나 제도적이고 계급적이며 심한 차별 을 느끼게 합니다. 초대교회와 시시내티, 데이톤의 공동체가 원래 교 회의 참모습이 아닙니까?" 모국 방문차 한국에 온 옛 친구가 슬픔 가득한 어조로 추궁하듯 물 었습니다. "글쎄요, 저에게도 형제님보다 더 큰 갈등이 있습니다---." "신부님, 이래도 되는 겁니까? 봉사하기 위한 직분(본당 신부, 주교, 교구장, 추기경, 수도자)이 권력의 도구로 세속화되었고, 권력과 돈이 없이는 봉사하기도 아주 힘든 교회가 되었습니다." "신부님, 가톨릭 홍보 매체인 주간 신문이 주교님 한 분이 탄생했다 고 계속 몇 주를 5단광고로 많은 지면을 장식하고 있으니, 이게 무엇 입니까? 주교가 무슨 대단한 권력의 소유자인 것처럼---. 이런 일련 의 일들이 상업주의에 편승해서 교회를 세속화해 가고 있는데, 기가 막히는 것은 당사자들인 주교님은 그런 자신의 광고에 대하여 아무 런 거부감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인지---." "형제님, 하느님께서도 한탄하시겠지만, 어찌 할 수 없는 일이겠지 요. 예수회를 쇄신시키기보다는 작은 예수회를 만드는 것이 쉽다고 말하는 분도 있지 않습니까? 다 우리의 탓, 우리의 큰 탓이 아니겠습 니까!"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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