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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내가 주는 평화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08 조회수804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부활 제5주간 화요일 - 내가 주는 평화

 


 


가톨릭교회는 1970, 80년대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는 민주화운동의 구심점이자 사회정의의 보루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구심점엔 고 김수환 추기경이 계셨습니다.

김 추기경은 박정희 정권과 팽팽하게 대치하고 유신정권을 견제할만한 세력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때에도 두려움 없이 용기 있는 발언으로 시대의 양심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1971년 명동성당 성탄절 자정미사에서는 박 대통령이 그것을 보다가 화가 치밀어 중간에 방송중단 명령을 내려 생중계가 중단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또한 1974년 구속되었던 지학순 주교님과 민청학련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은 유인태, 이철, 이강철 등을 위해 박 대통령과 독대 끝에 주교님은 석방을, 나머지는 감형조치를 얻어내 생명을 구했습니다.

박종철군 고민치사 사건, 4·13 호헌조치, 노태우씨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체육관 선거 등으로 들고 일어섰던 대학생들이 6·10 규탄대회를 마치고 명동성당으로 들어왔을 때는 경찰 진압을 몸으로 막으며 이렇게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를 만나게 될 것이오. 그 다음 농성 중인 신부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수녀들을 보게 될 것이오. 학생들은 수녀들 뒤에 있소. 학생들을 체포하려면 나를 밟고, 그 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시오.”

결국 정부 당국은 학생들의 안전귀가를 보장하고 경찰병력을 해산하고 이어 국민의 직선제 개헌요구를 수용하겠다는 6·29 선언이 발표되었습니다.

물론 김 추기경님의 이런 경향은 가톨릭 내에서도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분은 뜻을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고 주저함도 없으셨습니다. 이런 담대함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평화를 주시고 가신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마음이 산란해지거나 두려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하십니다.

얼마 전 어떤 청년이 이젠 나이가 들어서 여자를 사귀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자신이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 사귀는 여자도 자신과 안 맞는 것 같은데 주위 눈치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눈치 보지 말고 과감히 헤어지라고 하였습니다. 사귈 때부터 그렇게 부담스러우면 결혼해서는 더 힘들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먼저 이 사람이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사람일까?’만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만약 그런 확신이 든다면 물불 가리지 말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닌 것 같으면 놓으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마음이 산란해지고 두려운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주님의 뜻과 맞는지 맞지 않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분께서 원하시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마음이 산란해 질 필요도 두려워 할 필요도 없습니다.

 

6년쯤 전의 일입니다. 경남 마산시가 수정만 일대를 매립해서 STX중공업조선소 부지로 내주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일이 진행되는 건 비슷합니다. 먼저 이해득실에 밝은 사람 몇을 골라서 주민대표로 만듭니다. 또 그 주변 사람 몇을 모아서 마을주민총회를 열고 박수치고 통과시키고 계약서 얼른 쓰고 일이 진행됩니다.

그 마을에 수녀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업자들은 수녀들을 찾아가서 몇 백억 원을 보상금으로 주겠다, 아예 다른 곳에 멋진 수도원을 하나 새로 지어주겠다 이렇게 회유를 하면서 마을을 떠나라고 했습니다. 수녀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제 살 터전을 잃고 보나마나 도시빈민으로 전락할 것이 뻔한 마을사람들을 두고 우리가 떠날 수 있는 것인가?

그래서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수녀원 본원에 질의서를 냈습니다. “어찌 할까요?”

본원에서 답이 내려왔습니다, 짤막하게. “거기 남아라. 거기서 그들과 함께 죽어라.”

그 후 3년이 넘게 수녀들은 거리에서 광장에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디찬 땅바닥에서 기도하고 찬송을 부르며 마을사람들과 함께 싸웠습니다.

그래서 지난 해 6월 조선소 건립계획은 완전히 취소됐습니다.

(뉴스타파 9회 변상욱 칼럼)

 

하느님의 뜻을 모를 때는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분의 뜻을 묻고 답을 얻는다면 그 때부터는 담대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을 바다의 별이라고 부릅니다. 바다의 별을 지칭할 때는 북극성을 일컫습니다. 그 수많은 별들 중에 유일하게 자리를 바꾸지 않는 별이 북극성이라 배를 타는 사람들이 나침반이 없을 때 그 별로 방향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북극성은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그 뜻만 올바로 보고 있다면 마음이 산란해지거나 두려워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이 평화를 주시는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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