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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포도나무와 가지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08 조회수1,128 추천수13 반대(0) 신고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 요한 15,1-8



 

      포도나무와 가지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습니다. 장독주변에는 딸기가 심어져 있었고 우물가에는 포도넝쿨로 그늘 막이 형성되었으며 포도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부모님께서 뙤약볕 아래서 일을 하시고 돌아오시면 펌프로 물을 길어올려 등에 물을 부어드리고 설익은 포도를 따먹기도 하였습니다. 형은 이른 봄이 되면 포도나무에 새싹이 돋기 전에 큰 줄기를 남기고는 가지를 잘라냈습니다. 저는 우물을 덮고 있던 가지를 잘라내는 것을 너무 아까워하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바로 그 가지에서 새 싹이 돋고 포도가 열렸습니다. 아랫집 담장을 끼고 앵두나무와 커다란 밤나무가 있어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남몰래 앵두를 따먹고 이른 아침이 되면 마당에 떨어진 알밤을 줍기도 하였습니다. 작은집 뒤뜰에는 커다란 배나무가 있어 좋았는데 이제는 먼 기억 속에만 남아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요한15,4) 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어야 열매를 맺습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포도나무에서 새 싹이 돋고 새가지를 만든 그 곳에서 포도송이가 열리는 것을 보면 결국 열매는 가지에 달리지만 가지가 만드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나무가 튼실해야 열매도 잘 맺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열매를 맺으려면 반드시 가지는 나무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과 제자들의 관계는 포도나무와 가지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붙어 있어야 하고 예수님께로부터 영양을 공급 받아야 합니다. 제자들은 잘려나간 가지가 아니라 새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기를 버리고 새싹을 움 틔워서 새 열매를 맺는 것이 제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제자라고 하면서 주님으로부터 영양을 공급 받지 못한다면 이미 제자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주님과 제자의 관계는 영양을 주고 받는 다시 말하면 사랑과 순명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면 예수님 안에 머물러야 하고 그분의 가르침으로 내면을 채워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혹시라도 주님의 것으로 채우지 않고 세상의 것으로 채운다면 열매도 역시 세상의 열매가 맺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영양을 받으면 주님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요한 15,7) 하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을 읽으면서도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가운데 오신 주님 안에 붙어있지 않은 것이요, 미사 안에서 영성체를 하면서도 내 삶이 아낌없이 내어주는 성체의 삶이 되지 못하는 것은 성체이신 예수님과 하나가 되지 못한 것입니다. 성체로 영양을 섭취하였으면 성체의 삶을 사는 것은 너무도 당연 하거늘 그렇게 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합니다. 나는 과연 나무에 붙어있는 가지가 맞는가? 생각합니다. 나의 할 일은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충성심을 바치는 것입니다(마더 데레사).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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