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5월10일 야곱의 우물- 요한15,9-11 묵상/ 어쩔 수 없는 저의 사랑입니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0 조회수414 추천수6 반대(0) 신고
어쩔 수 없는 저의 사랑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11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복지마을 내 요양시설에는 110여 명의 어르신이 계신다. 그중 35퍼센트 이상이 천주교 신자이다. 그래서 매일 11시 10분에 미사를 드린다. 이 미사에는 신자와 비신자를 포함해서 50명 정도 참석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유독 한 분이 눈에 들어왔다. 미사 때 성가도 크게 부르시고 사제가 말하면 신자들이 응하는 부분에서도 또렷이 답하시고 강론 때에도 주의 깊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리교회에 다녔고 종교심성이 아주 강한 분이었다.

그분은 복지마을에 오기 전에는 공간치매에 걸렸다가 지금은 거동이 불편해서 시설에 머물고 계신다. 그러던 어느 날 미사 후 창가에 혼자 계신 것을 보고 옆에 가 앉아서 대화를 하게 되었다. 과거에 교회에 다녔던 일과 병에 걸렸던 일 등 집안일을 조목조목 말씀하시면서 신앙심을 가지고 살았지만 많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고백하셨다.

이야기를 들은 후 나는 하느님께서 기억하시는 것은 지금 어르신이 마음 안에 품고 있는 하느님께 대한 의탁이라고 말씀드렸다. “과거에 힘이 있을 때는 하느님을 찾지 않다가 이제야 힘이 없고 죽을 때가 가까워져 하느님을 찾으니 눈물만 납니다.” 하는 어르신을 보면서 속으로 매달 기도모임에서 함께 외우는 샤를 드 푸코의 의탁의 기도를 드렸다.

“아버지, 이 몸을 당신께 바치오니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저를 어떻게 하시든지 감사드릴 뿐 저는 무엇에나 준비되어 있고, 무엇이나 받아들이겠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저와 모든 피조물 위에 이루어진다면 이 밖의 다른 것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내 영혼을 당신 손에 도로 드립니다. 당신을 사랑하옵기에 이 마음 사랑을 다하여 하느님께 내 영혼을 바치옵니다. 당신은 내 아버지시기에 끝없이 믿으며 남김없이 이 몸을 드리고 당신 손에 맡기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저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늘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야만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지만, 때론 가장 약할 때 그분을 찾는 인간의 본성을 보게 된다. 하지만 찾는 이의 부르짖음을 저버리지 않으시고 늘 품어주시는 하느님의 존재를 생각하는 우리는 그분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한다. 모든 것을 하느님의 손에 맡긴다는 그 어르신은 마침내 지난 부활절에 세례를 받았다.

 

변윤철 신부(서천어메니티 복지마을)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