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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카인과 아벨[11]/위대한 인간의 탄생[34]/창세기[4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0 조회수388 추천수0 반대(0) 신고

피바다가 된 땅은 더는 카인에게 맛있는 열매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 땅 어디서도 그는 편안한 삶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이때만 해도 카인은 하느님께 용서를 구했을까?
그는 회개를 느끼지 못했다.
동생을 죽인 죄책감을 몰랐다.
더더구나 하느님의 준엄한 질타인
‘죄악이 문 앞에 도사리고 앉아 너를 노리게 될 터인데,
너는 그 죄악을 잘 다스려야 하지 않겠느냐?[창세 4,6-7]’라는 경고를 무시하였고,
‘네 아우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창세 4,10)’라는
하느님의 마지막 깨우침마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분을 떠나있는 게 죄라는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카인도 연약한 인간이었다.
그분을 떠나 외톨박이가 되는 것은 감내하기가 어려운 것이리라.
두려움이 엄습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멀리할 수 없었다.
그의 유일한 피난처는 없는 것 같았다.
부모 곁을 떠나는 것도 가족처럼 지내는 지엄하신 하느님을 떠나는 것은
그래도 견딜 수 있으리라.
그렇지만 떠나는 그 순간부터는 무엇보다 세상이 그를 저주할 것이고,
그 저주의 칼날이 그를 죽일 것만 같은 공포를 자아내었다.
이미 그가 경험한 살인의 대상이 자기에게로 향하는 두려움이었다.
본능적으로 그는 생명의 유지가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카인은 주님께 아뢰었다.
“그 형벌은 제가 짊어지기에 너무나 큽니다.
당신께서 오늘 저를 이 땅에서 쫓아내시니,
저는 당신 앞에서 몸을 숨겨야 하고,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되어,
만나는 자마다 저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창세 4,13-14)

그는 하느님은 물론 인간관계가 단절될 것임을 예감했다.
그리고 이를 짊어질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지례 겁을 지어먹었다.
그는 자기의 살인이 폭력의 악순환을 불러일으켰다는 의식을 갖는다.
그는 이미 에덴에 쫓겨난 부모님의 불안한 모습에서 초조함을 수없이 보았다.
그래서 평소에 느꼈던 하느님께 대해 두려움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보호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자기의 죄를 회개하거나 용서를 전혀 구하지는 안았다.

이러한 카인에게 하느님은
탈리온 법(Talion Principle/동태 복수법 : 同態 復讐法)의 적용을 유보했다.
‘그러나 다른 해(害)가 뒤따르게 되면, 목숨은 목숨으로 갚아야 하고,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화상은 화상으로, 상처는 상처로,
멍은 멍으로 갚아야 한다.(탈출 21,23-25)’라는 탈출기의 ‘계약의 책’에 나오는
‘상해에 관한 법’의 보류이다.
살인자 카인의 목숨을 하느님은 살려주시기로 작정하시며 심판을 보류하셨다. 

주님께서 ‘만나는 자마다 저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라는
카인의 절규를 들으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아니다. 카인을 죽이는 자는 누구나 일곱 곱절로 앙갚음을 받을 것이다.”(창세 4,15)
그런 다음 주님께서는 카인에게 표를 찍어 주셔서,
어느 누가 그를 만나더라도 그를 죽이지 못하게 하셨다. 
 

카인을 죽인 살인자에게 일곱 곱절의 보복은 무엇을 의미할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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