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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의 이방인(異邦人) - 5.1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2 조회수340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2.5.12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사도16,1-10 요한15,18-21

 

 

 

 

 





세상의 이방인(異邦人)

 

 

 

 

 




오늘은 ‘이방인’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말씀 묵상 중 ‘산티야고 순례길’이라는 달력의 사진 밑

다음 글에서 착안한 이방인이라는 주제입니다.

 


‘들판이나 산길, 시골길을 걷다가

  대도시에 들어서면 순례자들은 자신을 이방인처럼 느낀다.’

 


사실 우리도 외출이나 휴가로 잠시 세상 안에 머물 때

뭔지 어색하고 불편한 이방인처럼 느낀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검정수도복 역시 세상 안에 살되

세상에 속하지 않은 세상의 이방인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표지입니다.

 


우리 수도승은 물론이고 믿는 이들 모두가 깊이 들여다보면 이방인입니다.

세상 모두가 다 지나고 떠납니다.

결국 혼자 남게 되고 이 혼자의 외로움은 사람 누구나의 숙명이며

바로 여기서 이방인이라는 자각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세상 안에 살되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자각입니다.


이래서

세상의 이방인, 나그네, 손님, 순례자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의 것이고 죽어도 주님의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자의 주님도 되시고 산 자의 주님도 되시기 위해서

  죽으셨다가 살아나셨습니다.”

 


아침 성무일도 독서 시 바오로의 고백은

그대로 우리 믿는 이들의 고백이자 신원입니다.


주님은 그대로 우리의 운명이자 사랑임을 보여줍니다.

 



요즘 며칠 동안 계속된 주님의 말씀은 ‘내 안에 머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세상 안이 아닌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주님과 일치의 삶을 살 때

이방인의 삶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종이 아닌 주님의 친구가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 또한 이방인이 되어 늘 하느님 안에 머물러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면서 정처 없는 대 자유인의 삶을 사셨습니다.

 


세상 안에 살 때 필요한 것은 많아 세상의 종이 되기 십중팔구이지만

주님 안에 살 때 주님의 친구가 되어 필요한 것은 점점 줄어들어


확장되는 자유에 세상을 위한 투신도 깊어지니 이 또한 역설적 진리입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한다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이게 우리의 복된 운명입니다.

세상 안에 살 되 세상에 속하지 않고

주님께 속하여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겪었고 겪고 있으며 겪게 될

모든 고통과 시련, 배척, 외로움 등은 이미 주님께서 겪으셨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큰 위로와 격려가 되고 구원이 됩니다.


주님과 하나로 묶여

공동운명체의 삶을 살아가는 세상 속의 이방인인 우리들입니다.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 일행의 종횡무진 떠돌이 복음 선포의 삶이

그대로 주님을 닮았습니다.


완전히 세상 속의 이방인이요 정처 없는 삶입니다.

세상이 아닌 주님 안에 머물면서 성령 따른 여정의 이방인의 삶입니다.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이루는 것은 하느님이십니다.

성령은 바오로 일행의 아시아 선교 여정을 차단하시고

유럽 쪽으로 향하게 합니다.


성령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유럽 쪽으로 선교 방향을 옮긴 하느님의 이방인들인 바오로 일행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순례여정의 이정표이자 쉼터인 이 거룩한 미사 중

당신의 생명과 사랑으로 우리 모두를 충전시키시어

당신 평화의 이방인들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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