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5월13일 야곱의 우물- 요한15,9-17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3 조회수343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11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12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13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4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15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6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17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사랑받는 것에 두려움 없이 우리 자신을 맡기게 해주십시오.


세밀한 독서(Lectio)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찾고 마음을 알려고 노력하며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참된 사랑은 ‘머무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을 지난 주 복음인 15,1-8과 비교해 보면 두 본문의 내용이 병행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내 안에 머물라”(요한 15,4)는 중심구절의 의미를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9절)라는 말로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하십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9절) 하고 말씀하실 때 사용된 ‘머물다’라는 그리스어 동사는 단 한 번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머물라는 명령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머물다’라는 의미 외에 ‘살다, 거주하다’라는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뒤에 나오는 내용을 살펴볼 때 ‘내 사랑’은 예수님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그분이 제자들을 향해 지닌 사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9ㄱ절 참조) 아버지가 아들을 어떻게 사랑했는지 복음서 저자 요한은 여러 차례 기록합니다.

아버지는 아들 손에 모든 것을 내주셨고(3,35) 당신이 하시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5,20) 그분은 세상 창조 이전부터 아들을 사랑하시어 아들에게 영광을 주셨습니다.(17,24) 그분의 사랑은 피상적이고 감정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습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내주고, 당신이 하는 모든 것을 알려주어 함께 나누고, 제자들도 당신이 본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보게 되기를 바라는 그런 사랑입니다. 제자들을 당신의 키 높이까지, 하느님 아들의 높이까지 성장시켜 주는 스승의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아들만이 가능한 그런 깊은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고 그냥 ‘내 사랑 안에 머물라’고 초대하시는 것이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그분의 온유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가 머물 집입니다. 집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어느 집에 편안하게 ‘머물 수’ 있다면 그 이유는 집주인이 정직한 사람이며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가 온전히 믿고 모든 것을 내맡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간적인 관계에서 ‘머문다는 것’은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데 ‘예수님의 집’에 머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라는 초대를 큰 기쁨으로 받아들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이라는 집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사랑이 훈훈한 공기처럼 떠도는 곳입니다. 그 집에 머무는 사람은 매일 새벽에 붉은 태양이 떠오를 때마다 예수님이 느꼈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 안에 머물라’는 예수님의 초대는 크고도 크신 아버지의 사랑 안으로 들어가서 사랑에 몸을 맡기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랑이 앞으로도 지속되려면 우리는 ‘그분의 계명’을 지켜야 합니다.(15,10ㄴ) 이 말씀은 이미 14,15에서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과 반대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놀랍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과 순종 사이에는 상호 의존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순종을 요구하고 동시에 순종은 사랑의 열매입니다. 예수님이 아버지에 대한 사랑 때문에 아버지의 계명을 지키고 이 순종은 그분이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이라는 결정적인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예수님이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예수님의 친구가 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친구란 언제나 사랑해 주는 사람”(잠언 17,17)입니다. 진실한 친구들은 항상 마음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눕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마음 안에 있는 가장 소중한 것, 아버지에게서 들은 모든 것을 ‘친구들’과 나눕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뽑은 이유는 가서 열매를 맺고 그리하여 제자들이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받도록 하기 위함입니다.(요한 15,16)

‘열매를 맺으라’는 것은 밖으로 선교하러 나가라는 의미보다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라는 권고입니다. 특히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17절) 사랑은 수직으로 하느님을 향한 것이기도 할 뿐 아니라 수평적으로 형제들 안에 가지를 치는 일이기도 합니다.


묵상(Meditatio)
주님, 당신은 오늘 제게 “나의 사랑 안에 머물라”고 초대하십니다. 우리는 이 지상의 나그네이며 하늘의 본향에 돌아가기 전까지는 편안하게 ‘머물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저한테 이런 정다운 집을 선물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그 집에서 저를 쉬게 하시고, 새롭게 태어나게 하시며 인생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갖게 해주십시오. 매일 태양이 뜰 때마다 그 집에서 아버지의 크신 사랑에 제 삶을 맡기는 훈련을 하도록 초대하시니 감사드립니다.


기도(Oratio)
주님께 환성 올려라,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 비파와 함께 주님께 찬미 노래 불러라.(시편 98,4-5)

 

임숙희(영성신학 박사)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