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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신비여 - 01 가르치는 것을 '그대가 실천하라'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3 조회수337 추천수5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8. 사목 현장에서 만난 주님

01 가르치는 것을 '그대가 실천하라'
1974년 워싱턴 D.C.에서 한인 교회를 처음 시작할 때 일입니다. 그곳 오블레이트 수도원이 운영하는 단과대학의 성당을 한인 교회로 빌려 썼습니다. 미국 수사님들이 한국인을 위해 오전의 좋은 시간을 허락해주어 거기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미사를 마치면 교포 신자들은 한 시간 정도 지하실에 가서 커피와 간식을 들며 정담도 나누고 비즈니스나 교민 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교환하면서 이민자들의 어려움과 고단함을 달래곤 했습니다. 그들이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고 나면 나는 그때부터 일을 합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담배꽁초를 줍기도 하고 장궤틀 밑에 박혀 있는 기저귀도 빼내고, 아이들이 벽에 그린 낙서도 지우는 일을 한 시 간 정도 하는 것이 어김없는 내 일과였습니다. 몇 달을 그렇게 하다 보니, 본당 삼목위원들이 거들기 시작했습니다. 또 몇 개월이 지나자 많은 신자들이 참여해서 청소도 하고 성당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때부터 공동체가 소리 없이 질서를 유지하면서 서로 를 아껴주었습니다. 공동체 안에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되고 공동체의 소중함을 신자들 스스로 깨닫고 있었던 것입니다. 1981년 7월에 부임한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공동체에 있을 때입니 다. 주일미사를 위해 성당을 찾은 신자들이 마당에서 만나 안부를 묻 고 얘기를 하느라 미사 시작 때까지 성당 안에 들어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미사 시작 15분 전에 들어와서 기도하고 그 날의 말씀도 묵상하고 미사를 봉헌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 한 3주 정도는 잘 따라줍니다. 그러다 어느새 지켜지지 않는 횟수가 늘 기 시작하고 3개월쯤 지나면 예전처럼 되돌아가고 맙니다. "성당에 오면 예수님과 성모님께 먼저 인사드려야 하지 않겠습니 까? 형제자매들과의 인사는 미사 후에 나누시기 바랍니다." 하고 다 시 한 번 부탁을 해도 몇 주가 지나면 까맣게 잊은 듯 실행되지 않았습 니다. 생각 끝에 내가 솔선수범하기로 했습니다. 10시 미사였는데 9시에 성당에서 기도했습니다. 미사 30분 전에 고해소에 들어갔습니다. 거 기서 성무일도를 바치면서 신자들을 기다렸습니다. 3주 정도 지나니 까 대여섯 분이 성당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3개월 정도 지나니 3, 40명이 독서 말씀을 읽거나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언제나 교회 공동체는 그 책임자와 성실한 지 도자, 봉사자들의 모범과 희생을 요구하고 있음을 자각했습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책임자와 지도자가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몇 사람의 희생적이고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공동체의 내적 변화에 얼 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그때 다시 한 번 크게 느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만일 거기에 있을 곳이 없 다면 내가 이렇게 말하겠느냐?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같이 있게 하겠다."(요한 14,2 -3) 그 후 사도들은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인류를 위해 희생 제사를 드 린 예수님의 뒤를 따라 순교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사제생활의 좌우명으로 생각해왔던 <디모테오> 4장의 말씀을 재차 깊이 묵상했습니다. "그대가 발전하고 있음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도록 살아가십시오. 그대가 가르치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대가 솔선수범해서 먼저 하십 시오. 그대가 가능하지 않고 실천하기 힘든 것은 애당초 신자들에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대가 먼저 실천하면 그 말을 듣는 사람들과 그대 자신이 구원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마치 사도 바오로께서 지금도 내 앞에서 큰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듯했습니다. "이 직무에 전념하고 정성을 다하시오. 그리해서 그대가 발전하고 있음을 모든 사람이 보고 알 수 있게 하시오. 그대 자신을 조심하고 그대의 가르침의 내용을 잘 살피시오, 이렇게 꾸준히 일을 해 나가면 그대 자신을 구원할 뿐 아니라 그대의 말을 듣는 사람들을 모두 구원 할 수 있을 것입니다."(1디모 4,15-16)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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