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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 예찬 -하느님 자랑- 5.1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3 조회수384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2.5.13 부활 제6주일

 

사도10,25-26.34-35.44-48 1요한4,7-10 요한15,9-17

 

 

 

 

 




사랑 예찬

 

-하느님 자랑-

 

 

 

 

 



사랑 아닌 것이 없습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 아닌 것이 없다’는 얼마 전 출간된 이 현주 목사님의 책 제목이고,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는 작년에 출간된 제 책 제목입니다.

두 제목 다 일맥상통합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사랑 예찬이고 부제는 하느님 자랑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온 누리에 충만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얼마 전의 깨달음이 새롭습니다.

정성스럽게 차려진 밥상의 음식을 들면서 순간 떠오른 깨달음입니다.

 


‘아, 내가 사랑을 먹는 구나’

 


정성가득 담긴 음식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형제의 사랑을 먹는 다는 깨달음이 참 새로웠습니다.


비상한 하느님 체험이 아닙니다.

하느님 체험은 바로 사랑체험이요

마음만 열리면 곳곳에서 하느님 체험입니다.


향기로운 꽃향기는 바로 하느님 사랑의 향기며,

싱그러운 공기는 그대로 하느님 사랑의 공기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향기를 맡으며,

하느님 사랑을 숨 쉬며 하느님 사랑 안에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며칠 전 써놓은 짧은 자작시에도 행복했습니다.

부활초 주변에 새롭게 단장된 꽃꽂이를 보며 저절로 솟아난 시입니다.


거의 20년 동안을 한 결 같이 주님을 섬기듯,

수도원을 섬기며 봉사하는 자매님이

부활 대축일 이후 매주 마다 하는 꽃꽂이입니다.

하여 부활하신 주님을 상징하는 부활초는 늘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세월 흘러 나이 들어도/마음은 여전히 꽃이로구나. -

 


순간 그 자매님이 아름다운 꽃처럼 보였습니다.

나이와 성을 초월하는 아름다운 영혼의 체험입니다.

세월 흘러 나이 들어도 마음은 여전히 꽃이라는 깨달음이

새삼스레 가슴을 쳤습니다.

 


하느님 향한 사랑의 표현이자 수도자들 향한 사랑의 표현이

그대로 십자가의 예수님 사랑을 닮았습니다.


꽃은 사랑입니다.

세월 흘러 나이 들어도 마음은 여전히 꽃이요 사랑입니다.


바로 이게 사람입니다.

위 시를 읽은 어느 분의 다음 말에 웃음을 터뜨린 일도 생각납니다.

 


“할머니도 예쁘다고 하면 다 좋아해요.”

 


남녀노소 누구를 막론하고 마음은 여전히 꽃이요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내 마음 속 피어나는 사랑의 꽃을 가만히 응시하는 시간입니다.


어제 읽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에 대한 글도 생각납니다.

 


-평원을 달리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은/한동안 달린 다음에는 말을 멈추고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며 기다린다. 영혼을 기다린다.

 

미처 따라오지 못한/영혼을 기다리는 것이다.

 

질주는 영혼을 두고 달리는 것이다.-

 


바로 영혼을, 사랑을 빠뜨리고

분주히 달리고 있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일화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잠시 주님 안에 머물러

미처 따라오지 못한 영혼을, 사랑을 기다려 마음에 담는 시간입니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십시오.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주님 사랑을 배우는 관상이 우선입니다.

머물지 못하기에 영혼도 사랑도 담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의 샘입니다.

하느님 안에 머물러야 지칠 줄 모르는 순수한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


외 아드님이신 주님의 미사은총의 사랑으로 이렇게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그 사랑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내리 사랑을 깊이 깨달은 사도 요한입니다.

늘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살았기에 이런 깨달음입니다.


사랑은 깨달음입니다.

 

사랑할 때 하느님을 깨달아 알게 되어

비로소 겸손과 지혜요, 치유와 자유로움입니다.

 


반면 사랑하지 않을 때

하느님께 대한 깨달음도 앎도 없어 교만과 무지입니다.


하여 주님 사랑의 말씀과 기도 안에 머무르는 관상의 미사시간이,

성무일도 시간이, 묵상시간이, 성체조배시간이 그토록 중요합니다.

 


이런 관상이 없어 영혼 없이, 사랑 없이 살기에

본능적 욕망의 잡초 우거진 거칠고 사나운 사람들이 되어 갑니다.


사도 베드로 역시 요한처럼 하느님을 만난 사람입니다.

하느님을 만나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러 그 사랑을 체험했기에

다음과 같은 겸손한 고백입니다.

 


“일어나십시오.

  나도 사람입니다.

  나는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차별하지 않으시고,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주십니다.”

 


사랑 없이는 하느님을, 사람을 알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깨달음의 앎에 이르는 길도, 겸손과 지혜에 이르는 길도 사랑뿐입니다.


사랑은 모두의 문을 열게 하는 마스터키와 같습니다.


남 탓할 게 아니라 내 사랑 부족을 탓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하느님 사랑에 대한 자연스런 사랑의 응답이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감사요 이웃에 대한 사랑입니다.


자연스럽게 관상과 활동이 한 세트를 이룹니다.

 

사랑의 관상은 저절로 사랑의 활동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참 관상가는 기도에서 드러나는 게 아니라

기도의 열매인 일에서 드러납니다.


일상의 일을 정성과 사랑을 담아 하는 이들이 진정 관상가요 성인입니다.

그냥 의무적으로 타성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을 담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관상의 열매를 나누는 사랑의 활동입니다.

주님 주신 기쁨을 나누는 사랑이요,

평화를 나누는 사랑이요,

생명을 나누는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입니다.

 


이 사랑으로 하느님을, 사람을 사랑할 때 지칠 줄 모르는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이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하여 하느님을 뵙게 합니다.


죄가 없어 깨끗한 마음이 아니라 사랑할수록 깨끗한 마음입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그 사랑으로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에 항구할 때

우리 모두 주님의 친구가 된다 하십니다.

아브라함과 모세가 하느님의 친구라고 불렸듯이

우리도 주님의 사랑 계명을 실천할 때 주님의 친구가 된다 하니

이보다 더 영예로운 칭호는 없습니다.

 



이 사랑 실천의 자리는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인생은 현재의 합산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가 나의 인생입니다.

우린 이제 여기 도착했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가 사랑을 실천할 자리입니다.

지금 여기서 사랑을, 행복을 못살면 앞으로도 못삽니다.

 


과거가, 현재가 바로 미래입니다.

과거의 삶을, 현재의 삶을 보면 미래가 보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떠난 비약 같은 미래는 환상입니다.


하루하루 하느님 사랑에, 이웃 사랑에 충실할 때

하느님 친히 빛나는 미래가 되어 주십니다.


거창한 사랑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밝은 미소, 친절한 말씨 등,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답은 사랑뿐입니다.

길도 사랑뿐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세상에 잘 들여다보면 사랑 아닌 것이 없습니다.

모두가 사랑의 학습장입니다.

하느님 사랑으로 충만한 세상입니다.

 


그러니 사랑공부보다, 사랑의 일보다 더 중요한 공부도, 일도 없습니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평생 사랑을 공부하며 살라고 세상에 파견된 우리들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사랑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시어 사랑에 항구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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