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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신비여 - 02 새 예루살렘 공동체에서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4 조회수419 추천수5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8. 사목 현장에서 만난 주님

02 새 예루살렘 공동체에서
이곳 '새 예루살렘 공동체'에 와서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내가 그동안 골프를 한 번도 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랄 만한 일이었습니다. 골프는 근 30년 동안 제 건강을 지켜주는 유일한 취미이며 운동인데 그것을 끊어버린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골프를 친다는 것은 이곳 을 찾는 사람이나 같이 사는 공동체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 다. 더 나아가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2,3년 전부터 고민했 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자연 스럽게 그것을 없애주셨습니다. 귀국해서 5년 동안 초장 성당에 있을 때 아주 힘들게 모든 유혹을 끊어버리고 골프를 포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집에 30분 정도 시간 을 내서 6개월 정도 가정방문을 했습니다. 초장동과 아미동 일대의 가난한 달동네 판잣집을 방문하면서 나는 결심했습니다. '내가 이곳에서 골프를 하는 것은 죄악이다.' 그들에게 큰 아픔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큰 결심을 하고 유일 한 취미를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3년 후에 종합건강진단 결과는 운동 부족으로 인한 '지방 간' 발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체 운동으로 선택 한 것이 해 뜰 무렵 태종대를 일주일에 네 번 정도 산책하는 것이었습 니다. 그 덕에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신자들을 생각해서 시작한 작고 소박한 희생과 절제를 주님께서는 내 사목생활 전반에 걸쳐 많이 축복하여 주셨습니다. 하루는 '새 예루살렘 공동체'에서의 내 생활을 새삼 확인하고 놀랐 습니다. '일하고 기도하는, 기도하며 일하는 (Ora et Labora)' 생활에 어느새 내가 정착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에 맛들이며 아주 자연스럽게 적응하면서 이 생활을 감사하고 있는 자신을 느꼈습니다. 처음에 이곳에 와서 한 시간 정도 육체노동을 하고 나면 그 다음날 은 온몸에 통증을 느꼈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면서 하루에 4~6시간 육체노동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노동하는 근육이 형성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밥맛이 꿀맛 같고 새참시간을 기다리기가 힘들 정도로 음 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밤에는 그야말로 숙면을 취할 수 있었습니 다. '노동은 보약이구나!' 남을 위한 노동은 은총이라는 탄성이 저절 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나도 관상기도를 할 수 있고, 큰 분심 없이 4, 50분 정도 주님과 일 치된 주님 현존상태를 유지할 수 있구나.' 내 기도생활도 이곳에 와서 날이 갈수록 더욱 더 심화되기 시작했 습니다. 하루 중에 제일 정신이 수정처럼 맑고 빛나는 시간에 이곳 경 당에 들어가면 즉시 주님의 현존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4, 5분 정 도 향심(向心) 기도를 하고 있으면 아주 자연스럽게 성령은 관상기도 로 저를 인도해주십니다. 관상기도를 하면, 평소의 생각이나 행동이 단순해집니다. 그리고 사건이나 일의 핵심이 쉽고 빨리 접근할 수가 있고, 삶의 우선순위가 분별되어 질서 있는 생활이 형성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렇게도 좋은 기도생활을 왜 본당에 있을 때는 하지 못했을까 후 회하면서 이곳에서 이 나이에 합당하게 베풀어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더욱 더 정진하여 주님께 보답하고 나에게 희망과 사 랑을 보여준 이들에게 더 많은 기쁨을 드려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주님, 제가 당신을 너무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성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 중에서)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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