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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 19일 부활 제6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9 조회수597 추천수17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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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부활 제6주간 토요일 - 요한 16,23ㄴ-28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응답 없는 기도 앞에>

 

 

많은 신자들이 기도와 관련해서 던지는 질문입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습니다.” “하느님 정말 너무 하십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간절히 기도해왔는데 하느님께서는 끝끝내 제 청을 들어주시지 않았습니다. 정말 하느님이 계시긴 한 건가요?”

 

신앙의 선조들도 우리와 비슷한 체험을 하셨습니다. 예언자로서 한평생의 삶이 고통의 연속이었던 예레미야는 이렇게 외칩니다.

 

“내가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청해도 내 기도소리에 귀를 막아 버리시고 내 길에 마름돌로 담을 쌓으시며 내 앞길을 막아 버리셨네.”(애가 3장 8-9절)

 

기도 응답이 없기로는 시편의 저자도 처지가 비슷했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철저하게도 자신을 버리셨다며 이렇게 울부짖습니다.

 

“저의 하느님, 온종일 외치건만 당신께서 응답하지 않으시니 저는 밤에도 잠자코 있을 수 없습니다.”(시편 22장 3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것 한 가지는 우리의 위대한 대 예언자들은 기도의 응답 유무와 상관없이 쉬지 않고 기도했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정성을 다 쏟아가며 기도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기도가 지닌 문제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열심히 기도를 바치는 과정에서 기도의 정화와 쇄신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참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기도에 대한 응답 여부 보다는 하느님과 나 둘 사이에 오고가는 인격적인 만남, 그분과의 진솔한 대화, 일상적인 소통, 그 결과 선물로 다가온 사랑의 삶이 곧 기도의 본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도하는데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기다림입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에 앞서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추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도는 자판기가 절대로 아닙니다. 기도에 대한 즉각적인 응답을 기대하는 것처럼 위험스런 일은 다시 또 없습니다. 기도에 대한 응답은 때로 아주 천천히 아주 조금씩, 때로 한평생에 걸쳐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도 앞에 하느님께서는 자주 인간의 사고방식, 논리, 상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응답하십니다.

 

하느님께 무엇인가를 청할 때 마다 우리는 청하는 바의 내용에 대한 진지한 상찰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청하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하나하나 다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은 들어주시지만 어떤 것은 절대로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이것에 대한 식별 작업이 중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바치는 기도 가운데 바람직하고 합당한 기도에는 귀를 기울이시나 얼토당토않은 엉뚱한 기도는 외면하십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청해야 할 것은 우리의 사소한 바람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크신 뜻이 세상에 이루어지기를 청해야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요한 16장 23절)

 

오늘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께 올리는 기도의 내용, 기도의 질, 기도의 순수성이 진정 그분 마음에 드시는 것들인지 아닌지 성찰하고 식별해가며 기도를 올려보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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