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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돌아가기 위해서 성취해야 하는 소명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19 조회수670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예수 승천 대축일 -
돌아가기 위해서 성취해야 하는 소명





 

       독수리는 가장 오래 사는 새입니다. 70년까지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70년을 살기 위해서는 40살 정도 이르렀을 때 신중 하고도 어려운 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40세 정도가 되면 발톱이 안으로 굽어진 채로 굳어져서 먹이를 잡기조차 어려워집니다. 또 길고 휘어진 부리는 독수리의 가슴 쪽으로 구부러집니다. 날개는 약해지고 무거워지며 깃털들은 두꺼워집니다. 날아다니는 것이 견디기 어려운 짐이 됩니다.

두 가지의 가능성 밖에 없습니다. 죽든지 아니면.... 고통스러운 재탄생의 과정을 겪어내든지.

아주 긴 150일 동안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절벽 끝에 둥지를 틀고 전혀 날지 않고 둥지 안에 머물러 있어야만 합니다. 독수리는 자신의 부리가 없어질 때까지 바위에 대고 칩니다.

다 깨어 없어진 부리에서는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생겨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 난 부리를 가지고 자신의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냅니다.

그리고 새로운 발톱이 다 자라나면 이제는 낡은 깃털을 다 뽑아냅니다. 이렇게 5개월이 지나면 독수리의 새로운 비행이 시작되며 생명을 30년 연장 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예수 승천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육체를 지니시고 하늘로 오르실 수 있는 이유는 당신 육체는 죄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몸이시기 때문입니다. 몸이 없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듯이, 몸이 없는 예수님도 예수님이 아니십니다.

몸이 썩게 된 것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하여, “너는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가라.”라는 하느님의 명령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원죄에 물들지 않은 예수님과 성모님은 그 육체가 땅에 묻힐 필요가 없으신 것입니다.

 

그러나 썩지 않는 몸을 지니셨기 때문에 승천하실 수 있다는 말은 예수님의 승천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무엇보다 당신 소명을 마치셨기 때문에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도 우리의 소명을 마치면 그리스도처럼 하늘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이 승천하는 모습이 우리 모든 신앙인의 미래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처럼 복음 선포의 완수하지 못한다면 오늘 예수님의 느끼는 기쁨을 맛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처럼 하늘로 오르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제자들에게 당신 복음 선포의 소명을 이을 것을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우리 생명을 소진하는 일입니다. 마치 독수리가 새로 나기 위해 자신을 죽이는 시간을 거쳐야만 하듯이, 우리들도 우리 자신을 소진시키는 소명을 달성하지 않고서는 결코 부활이나 승천의 새로운 삶을 맛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당신과 같은 승천의 기쁨을 맛보도록, 제자들에게도 복음 선포의 소명을 내리시는 것입니다.

 

저도 신학교 때는 어쩔 수 없이 유학 가서 공부를 하였지만, 사제가 되어서는 유학가기가 참으로 싫었습니다. 다시 학생이 되어 나이가 들어 잘 외워지지도 않는 남의나라 말로 학위를 따와야 하는 부담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다시 나가라는 주교님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과목을 바꾸어서 석사부터 다시 해야 하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더욱 나가기가 싫었습니다. 석사를 하면 수업과 시험, 종합시험과 논문을 다시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교님은 주교의 말을 따라야 하는지 한 달 동안 묵상하고 다시 전화하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기도하다보니 당연히 주교님의 말씀을 따르라는 대답만 해 주셨습니다.

처음으로 사제가 되어서 받는 신자들의 사랑은 사제가 아니고는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그 행복감에 젖어있는데 다시 유학가라는 것은 마치 지옥에 가야하는 것처럼 싫었습니다. 주교님께 순명은 하지만, 그 때 심정은 마치 신혼 때 전쟁터로 끌려가는 마음이었습니다.

 

처음 1년은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점심 먹고 나서는 침대에 누워 낮잠을 자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그랬더니 금세 10킬로가 쪄버렸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컸고 한 쪽 귀도 잘 안 들리게 되었고 이명까지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고쳐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서는 햇빛 알레르기까지 생겨 몸이 점점 안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몸까지 망가지며 힘겨워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 절대 쉬운 것이 아님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살다가는 온전한 몸으로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겠다는 불안감도 들었습니다. 몸은 로마에 있었지만 마음은 한국에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마음까지 로마로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주어진 소명을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마음먹었더니 다른 사람들보다는 빠르게 석사 2, 박사 3년에 모든 것을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직 돌아가기 위해서만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탈 때의 마음이 오늘 예수님께서 승천하실 때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할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는 느낌은 걸어서라도 오라면 올 수 있을 것 같이 가벼웠습니다. 독수리의 환골탈태하는 시간처럼, 예수님의 십자가처럼, 저의 유학생활도 쉽지는 않았지만 행복하게 되돌아올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 손과 발의 상처를 지니고 승천하셨습니다. 이것이 영광의 상처입니다. 아버지께 자랑스럽게 보여드릴 상처입니다. 당신께 순명하여 받은 상처이고 당신이 구하신 많은 영혼들을 당당히 아버지께 보여드릴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도 당신처럼 당당하게 당신께 돌아오라고 제자들을 온 세상으로 파견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파견하신 열한 제자는 모두 복음전파를 하다가 그리스도를 따라 순교하셨습니다. 그 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예수님께 돌아가셨습니다.

 

지금은 3년 가까이 고생했던 햇빛 알레르기가 지금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한국 햇볕을 자주 받으니 처음에는 그렇게 많이 돋아나던 붉은 반점들이 지금은 축구를 해도 돋아나지 않습니다. 저에게 부족했던 것은 한국의 햇볕이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하늘나라로 돌아가는 날, 예수님께서 마치 해산하는 여인이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가도 새로운 생명이 세상에 탄생하게 되었다는 기쁨에 그 고통을 다 잊는다고 하셨듯이, 하느님은 우리의 노고를 그 몇 배로 갚아주셔서 과거의 고통을 보람과 기쁨으로 남게 해 주실 것입니다.

성모님도 그러한 마음으로 당신 모든 할 일을 마치시고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가야 할 차례입니다. 다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은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내리시는 이 명령뿐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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