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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내가 세상을 이겼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20 조회수622 추천수13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부활 제7주간 월요일 -
내가 세상을 이겼다.”




 

       며칠 전에 교구청에 장례미사가 있어 갔다가 오산성당으로 되돌아오는 길에 서울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아보았습니다. 어떤 보험회사의 어여쁜 아가씨 음성이었습니다. 저는 보험은 관심 없다고 말하고 끊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5천 원짜리 상품권이 당첨되었으니 꼭 이메일을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보험 상품 한 가지만 설명을 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러실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단 들어보시고 결정하시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이미 많은 보험을 들어놓아 더 이상 보험이 필요 없는 사람처럼 생각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 달에 35천원을 내면 다른 보험이 들어있어도 상관없이 모든 질병의 모든 병원비가 지원되고 나중에 원금도 되돌려주고 사망하게 되면 25천이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20년만 부으면 평생 혜택을 볼 수 있고, 특별히 이미 보험을 가입한 사람들도 다른 보험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돈이 지급되기 때문에 보험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드는 아주 좋은 상품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제가 사제가 아니었으면 아마 그 보험을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모든 의료비가 제가 속해 있는 곳에서 다 나온다고 설명을 해 주고 좋은 보험이기는 하지만 저에게는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분은 이렇게 좋은 것을 왜 들지 않느냐고 반문해서, 저는 그냥 저는 보험을 들지 않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람이 미래에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보험을 안 들고 사시는 분이 있느냐고 매우 신기해했습니다. 저는 그 분을 이해시키기 위해 제가 천주교 신부라고 신분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분도 매우 끈질기게 개신교 전도사님들도 그 보험에 많이 가입했다고 하면서 성직자들도 미래에 대비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저는 전도사분들은 가족들이 있으니 보험이 필요하지만 저희 같은 사람은 혼자 살기에 보험이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돈이 있어도 쓸 데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부모님을 잡고 늘어졌습니다. 제가 죽으면 25천이 부모님께 가게 되는데도 들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마치 제가 죽기를 바라는 것인지 부모님까지 잡고 늘어지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모든 것을 하느님 뜻에 맡기고 살기 때문에 부모님도 주님께서 잘 보살펴 주실 것이고, 그런 돈이 없어도 저희 부모님은 부족함 없이 잘 사시고 계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자신은 나름대로 정말 대단한 상품을 소개시켜 준다는 식으로 시작을 했지만, 결국엔 뭐 저런 사람이 있나?’라는 식으로 놀라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보통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과는 제가 매우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저는 속으로 그 분이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껴 주위의 천주교 신자들에게 사제에 관해 물어보고, 훗날 신앙을 갖게 되기를 하느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사제는 세상 사람들과는 매우 다른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사제들도 보험에 들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보험이라는 것 자체가 성직자에겐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들 생각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상이 당신을 박해할 것이고 나중엔 제자들까지도 박해할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라고 하시며, “내가 세상을 이겼다.”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죽기까지 세상과 싸우셨다는 말씀입니다. 세상은 그리스도의 적이지 화해하고 협동해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사탄도 예수님을 유혹할 때 자신에게 절만하면 이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다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들이 사탄의 것이고 사탄의 도구라는 뜻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하시며 하느님과 재물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 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세상을 이기셨다는 말씀을 묵상하다보면 세상과 친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고, 적어도 저부터라도 보통 사람들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하는 것들을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걱정은 오늘 하고 내일 걱정은 내일 하라고 말씀하시는데, 세상은 내일 걱정을 오늘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의 옛 신앙인들이 세상에 얽매여 있었다면 믿음을 위해 모든 권력과 재산을 버리고 산으로 숨어들 수 있었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예수님께서 끝까지 싸웠던 세상과 타협해가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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