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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27일 야곱의 우물- 요한20,19-23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27 조회수364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19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20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21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22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성령 강림 대축일인 오늘 우리 마음을 진리와 사랑으로 채우소서.


세밀한 독서(Lectio)
요한복음서는 성령에 대해 다섯 차례에 걸쳐 말합니다.(14,15-17; 14,25-26; 15,26-27; 16,4ㄴ-11; 16,12-15) 성령 강림 대축일인 오늘은 다섯 번째 본문인 16,12-15을 중심으로 묵상해 보겠습니다.

16,13에서는 앞에서 성령에 대해 말한 것과는 다른 성령의 활동으로 옮겨갑니다. 이전에는 성령이 제자들을 위로하고 변호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 본문에서 성령은 제자들을 가르치고 이끄는 친절한 안내자로 소개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시선을 끕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12절) 죽음을 앞두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드러내지 않은 다른 계시가 있다고 암시하는 것일까요? 15,15에서 예수님은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다.”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예수님이 무엇인가 감추고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그리스어 동사 ‘감당하다’가 대부분 예수님의 수난사화 안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요한 19,17; 루카 11,46; 14,27; 갈라 6,2.5) 제자들이 지금 감당하기 힘든 것은 예수님의 죽음과 영광의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면 이제 성령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이끌어 주십니다.(요한 16,3ㄱ) 구약의 시편 저자들도 하느님의 영이 그들을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하곤 했습니다. “당신의 선하신 영이 저를 바른길로 인도하게 하소서.”(시편 143,10) “주님, 당신의 길을 제게 알려 주시고… 당신의 진리 위를 걷게 하시고 저를 가르치소서. 당신께서 제 구원의 하느님이시니 날마다 당신께 바랍니다.”(시편 25,4­5) 구약성경에서 말하는 하느님 영의 역할이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성령의 역할과 다르기는 하지만 요한이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경으로써 사용했을 것입니다.

성령의 역할은 스승이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자들이 더 잘 알아듣도록 도와주는 ‘학습 도우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령은 제자들이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 안에서 아버지의 계시를 떠올리게 하고 이 계시를 적절하게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이 가르침과 일치하는 삶의 형태를 살아가도록 힘과 용기를 줍니다. 성령의 도움으로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삶을 자신들의 삶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령은 구약에 나타나는 삶의 안내자로서 ‘하느님의 영’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성령은 진리 안에로 이끄는 것 외에도 앞으로 올 일을 알도록 도와줍니다.(요한 16,3ㄴ) 이것은 성령이 미래의 인류와 우리 개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구체적으로 알려 주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부딪혀야 할 많은 상황 앞에서 그리스도인의 비전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적절하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성령이 계시기에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을, 그리고 인생의 구체적인 사건들을 피상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며 행동하지 않고 항상 그 안에서 하느님 손길의 흔적을 발견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제자들 사이에서 그리고 오늘 우리 안에서도 성령이 하시는 일입니다. 나아가 성령은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합니다.(14ㄱ절) ‘영광’이란 가시적인 현현을 말합니다. 성령이 점진적으로 예수님 안에 있는 실제에 대해 적절하게 이해하도록 제자들을 이끌면서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합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제자들 안에서 그분의 일을 완성함으로써 그분을 영광스럽게 합니다.


묵상(Meditatio)
주님, ‘진리의 영이 오시면’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제가 이토록 중요한 일을 하는 진리의 영이 ‘오시기를’ 얼마나 갈망했을까요? 성령 강림 대축일인 오늘, 제 마음 안에 깨끗한 방석 하나 마련해 놓고 성령이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오소서 성령님, 오늘 제게 예수님의 길을 보여주소서. 오소서 성령님, 오늘 예수님 사랑의 깊이에 들어가도록 저를 도우소서. 오소서 성령님, 아버지와 아들이 이루는 일치의 깊은 신비를 깨닫도록 제게 지혜를 주소서.


기도(Oratio)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께서 해주신 일 하나도 잊지 마라. 네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고 네 모든 아픔을 낮게 하시는 분.(시편 103,2-3)

 

임숙희(영성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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