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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6월2일 야곱의 우물- 마르11,27-33 묵상/적반하장에 모르쇠까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02 조회수319 추천수2 반대(0) 신고
적반하장에 모르쇠까지?

27그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수님께서 성전 뜰을 거닐고 계실 때,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와서, 28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29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에게 한 가지 물을 터이니 대답해 보아라. 그러면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30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 대답해 보아라.” 31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하고 말할 터이니,

32‘사람에게서 왔다.’ 할까?” 그러나 군중이 모두 요한을 참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군중을 두려워하여, 33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찾아와 적반하장을 부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누가 그 권한을 주었단 말이오!”(28절) 반대자들의 입에서 나온 ‘권한exusia’이라는 말은 그 근원을 오직 하느님께 유보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눈과 귀는 예수님의 행적이 하느님의 일이었음을 목격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굳어 메시아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나는 모르쇠’ 하고 있습니다.

완고한 그들을 향해 반문하시며 ‘세례자 요한이 하느님의 사람이었고, 그의 가르침과 세례가 바로 당신을 준비했다.’고 가르쳐 주십니다. “내가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하늘의 군대를 불러와 당장이라도 벌을 주시면 속 시원할 일을 예수님은 왜 묵묵히 기다리고만 계실까요? 하느님에게서 온 그 권한은 사랑과 자유의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권한은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도 ‘기다릴 줄 아는, 참아줄 수 있는, 하지 않을’ 권한까지 포함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몸소 십자가로 향하셨나 봅니다.

우리 신앙인은 교회를 통해 그 권한에 동참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각자의 삶에 십자가가 다가오면 ‘모르쇠’ 할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열매가 ‘사랑이라면, 자유라면’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청해야겠습니다. 아멘.

 

나창식 신부(서울대교구 대림동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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