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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집 떠나기
작성자유웅열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09 조회수296 추천수1 반대(0) 신고

               집 떠나기
-여기 지금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

오랫동안 나는, 

"내 이름을 위하여
네 아버지, 어머니, 형제, 누이들을 떠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문자적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이 말씀이
가족을 떠나 결혼하지 않고,

수도원에 들어가든지,
아니면 선교사가 되어 먼 나라로
가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지금도 예수님의 이름을 위해
그렇게 하는 사람들한테서 격려와 영감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이제 나이를 먹어가면서
'떠나라'는 말에 더 깊은 뜻이 있음을 깨닫는다.

나는 우리의 정서 생활이
부모, 형제, 누이들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때때로 그 영향이 너무 커서
성년이 되어 부모 곁을 떠난 지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정서적으로 묶인 사람들을 본다.

최근에 나는 여전히 아버지가 바뀌기를,
그래서 좀 더 친절한 아버지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나를 보았다.

또한 많은 친구가 어린 시절
가족관계에서 생겨난 분노, 앙심, 환멸 같은
감정의 족쇄에 묶여 있는 것을 보았다.

부모와 떨어져 산 지 오래되고,
심지어 부모가 세상을 떠났는데도 집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한테서 학대받은 희생자라고 생각할 수록
더욱 그렇다.

그들은 무슨 일만 생기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픔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이런 뜻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누이들을
'떠나라'는 예수님의 초대는 참으로 새롭다.

우리는 과연,

'주님의 초대'에
선뜻 응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과거에 얽힌
정서적 족쇄에서 자신을 풀어놓을 수 있는가?

그럴 의지가 있는가?

우리는 정서적*영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
먼저 이 물음과 씨름을 해야 한다.

                "살며 춤추며"
            헨리 나웬 신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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