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살과 피의 의미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09 조회수726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성체성혈 대축일 - 살과 피의 의미




 

           이 글은 한국의 네티즌들이 뽑은 2003년도 최고의 감동 글입니다.

 

우리 어머니는 한쪽 눈이 없다.. 난 그런 어머니가 싫었다. 너무 밉고 쪽팔리기 때문에..

우리어머니는 시장에서 조그마한 장사를 하셨다. 그냥 나물이나 초나 여러 가지를 닥치는 대로 캐서 파셨다. 난 그런 어머니가 너무 창피했다. 초등학교 어느 날이었다. 운동회 때 엄마가 학교로 오셨다. 나는 너무 창피해서 그만 뛰쳐나왔다. 다음날 학교에 갔을 때... "너네 엄마는 한쪽 눈 없는 병신이냐?" 하고 놀림을 받았다. 놀림거리였던 엄마가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왜 엄마는 한쪽 눈이 없어?! 진짜 창피해 죽겠어!"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조금 미안하단 생각은 했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해서인지 속은 후련했다. 엄마가 나를 혼내지 않으셔서 그런지 그렇게 기분 나쁘진 않은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날 밤이었다. 잠에서 깨어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갔다. 엄마가 숨을 죽이며 울고 있었다. 나는 그냥 바라보고 고개를 돌렸다. 아까 한 그 말 때문에 어딘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도 한쪽 눈으로 눈물 흘리며 우는 엄마가 너무나 싫었다. 나는 커서 성공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한쪽 눈 없는 엄마도 싫고 이렇게 가난한 게 너무도 싫었기 때문에... 나는 악착같이 공부했다. 엄마 곁을 떠나 나는 서울에 올라와 공부해서 당당히 서울대를 합격했다.

 

결혼을 했다. 내 집도 생겼다. 아이도 생겼다. 이제 나는 가정을 꾸며 행복하게 산다. 여기서는 엄마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좋았다. 이 행복이 깊어 갈 때쯤이었다. “누구야!” 이런! 그건 우리 엄마였다. 여전히 한쪽 눈이 없는 채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어린 딸아이는 무서워서 도망갔다. 그리고 아내는 누구냐고 물었다. 결혼하기 전 부인에게 거짓말을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그래서 나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누군데 우리 집 와서 우리 아이 울리냐고 소리를 쳤다. "당장 나가요! 꺼지라고요!" 그러자 엄마는 "죄송합니다. 제가 집을 잘못 찾아왔나 봐요." 이 말을 하곤 묵묵히 눈앞에서 사라졌다. ‘역시, 날 몰라보는구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이대로 영원히 신경 쓰지 말고 살려고 생각했다. 그러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어느 날 동창회 한다는 안내문이 집으로 날아왔다. 그 때문에 회사에 출장을 간다는 핑계를 대고 고향에 내려갔다. 동창회가 끝나고 집으로 향하려는데 궁금한 마음에 집에 가보았다.

그런데 엄마가 쓰러져 계셨다. 그러나 나는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았다. 엄마의 손에는 꼬깃꼬깃한 종이가 들려있었다. 그건 나에게 주려던 편지였다.

 

사랑하는 내 아들 보아라... 엄마는 이제 살만큼 산 것 같구나. 그리고 이제 다시는 서울에 가지 않을게... 그러니 니가 가끔씩 찾아와 주면 안 되겠니? 엄마는 니가 너무 보고 싶구나. 엄마는 동창회 때문에 니가 올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뻤단다... 하지만 학교에 찾아가지 않기로 했어. 너를 생각해서, 그리고 한쪽 눈이 없어서 정말로 너에겐 미안한 마음뿐이다. 어렸을 때 니가 교통사고가 나서 한쪽 눈을 잃었단다. 나는 너를 그냥 볼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 눈을 주었단다. 그 눈으로 엄마대신 세상을 하나 더 봐주는 니가 너무 기특했단다.

난 너를 한 번도 미워한 적이 없단다. 니가 나에게 가끔씩 짜증냈던 건, 날 사랑해서 그런 거라 엄마는 생각했단다... "아들아 내 아들아..." 애미가 먼저 갔다고, 울면 안 된다. 울면 안된다... 사랑한다. 내 아들.

 

갑자기 알 수 없는 게 내 마음 한쪽을 조여 왔다... 어머니가 주신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엄마 사랑하는 내 엄마... 사랑한다말! 한 번도 못해드리고 좋은 음식 못 사드리고 좋은 옷 입혀드리지도 못했는데, 어머니께선 날, 죄송합니다. 엄마가 눈 병신이 아닌... 제가 눈이... 이제야 모든 사실을 안 이 못난 놈... 어머니 용서해주십시오... 어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껏 한 번도 들려 드리지 못한 말... 사랑합니다.

 

성체성혈 대축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당신 살과 피는 어머니가 한쪽 눈이 없었던 아들에게 준 바로 그 눈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해 당신 몸과 피를 주셨습니다. 당신으로부터 나왔지만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당신이 창피하여 우리도 한 번쯤은 그 분의 자녀가 아닌 척 했을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분의 살과 피는 다시 당신께 대한 사랑을 되찾아주고 우리를 패륜아에서 당신 사랑에 감사할 줄 아는 온전한 인간으로 변화시켜줍니다. 이것이 구원입니다. 동시에 부모 된 마음을 깨닫게 해 주어 우리도 자녀들에게 어떤 것을 주어야하는지 알게 됩니다.

 

수년 전에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어느 날, 구 소련에 속해 있던 아르메니아에서 대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지진으로 인하여 무려 55천명이나 사망했던 굉장한 참사였습니다.

그때 9층짜리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철근과 콘크리트 밑에 한 어머니와 딸이 가까스로 삼각형 틈새 속에서 목숨을 유지하며 사람들의 구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잔나 페트로시안'이라는 어머니는 네 살 먹은 '가이아니'라는 딸과 함께 그 작은 틈새 속에서 겨우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구조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모녀를 기다리는 것은 오직 죽음의 공포 뿐.

네 살 먹은 딸 가이아니는 그 어머니 옆에 누워서 갈증과 배고픔에 울부짖었습니다. 그 아이의 애절한 말 한마디는 "엄마, 목말라. 엄마, 목말라"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가까스로 몸을 지탱하고 있던 어머니로서는 딸을 도와 줄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갑자기 어머니의 머리에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어떤 광경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조난당한 사람들이 먹을 것, 마실 것 없었을 때에 피를 나누어 마시던 광경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어머니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주변을 손으로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바닥을 더듬다가 깨어진 유리 조각을 발견하고는 지체 없이 그 유리 조각을 들어서 자기의 팔뚝을 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딸 옆으로 더 가까이 가서 자기의 그 팔뚝에서 흐르는 피를 자기가 사랑하는 딸 가이아니의 입술에 떨어뜨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엄마, 나 목말라요"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유리 조각으로 더 힘껏 팔목을 그어서 자신의 피를 사랑하는 딸의 목에 흘려 넣었습니다.

그렇게 두 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들은 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14일 만에 구조되었습니다. 어머니 수잔나의 손가락 10개는 모두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자녀에게 꼭 필요한 모습으로 사랑이 표현되지 않을 때, 말로만 사랑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인간의 몸은 끊임없이 먹고 마셔주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생명을 유지시켜주시기 위해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십니다. 이것을 거부하는 것이 사랑이 아닙니다. 거부하면 우리는 죽습니다. 다만 그 사랑으로 살고, 그 사랑에 감사하고, 그 사랑을 본받는 것이 그분 사랑에 대한 우리 모두의 도리일 뿐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