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속으로

 


이제민 지음 


 
 
 하느님을 만나게 해준  땅   

 
고독

   
높고 깊고 거대한 산은
그 웅장함의 감탄사 메아리 끝으로
무거운 고독의 그늘을 만든다.
 
그 그늘의 자락을 따라
나지막하게 하느님의 음성이 다가오고
황홀한 저녁놀이
바로크식 성당의 화려한 천정화처럼
벅찬 고독의 배경이 된다.
 
아득한 그 날
고요 속에서, 고독 속에서
당신께서 만상을 창조하실 때
그 충만했던 고요,
그 장엄했던 무언의 소리.
 
빛이 생겨라.
땅은 푸른 싹을 돋게 하여라.
하늘 공창에 빛나는 것들이 생겨
하늘에서 땅을 환히 비추어라.
물에는 생물이 우글거리고,
새들은 땅 위 하늘 궁창 아래를 날아다녀라.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라
 
고요 속에서
당신의 거룩한 음성이 들려오고
고독해진 나에게
당신의 현존이
생명이 되어 가득채워진다.
 
오늘도 나는
하느님이 지어 주신 고독의 골짜기에서
메아리되어 다가오는 위로의 음성
황홀한 사랑의 꿈을 꿉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