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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쌍지팡이 할머니(희망 신부님의 글)
작성자김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10 조회수523 추천수6 반대(0) 신고

쌍지팡이 할머니(마르 14, 12-26) 

할머니는 금년 97세이시다.
할머니 집에서 성당까지 건강한 사람의 걸음으로 20여분 걸리지만
쌍지팡이를 짚고 오셔야하는 할머니는 두 세배는 더 걸린다. 

해마다 성목요일이 되면 감실 앞에서 밤새 성체조배를 하신다.
할머니 힘드실 텐데 그만하시고 가서 주무셔요.”
내 인생에 마지막 성목요일일 수 있어. 신부님, 걱정하지 말고 가서 주무셔요.” 

할머니는 그렇게 성체조배를 하셨다.
지난 해 까지만 해도 매일 미사에 나오셨는데,
요즘은 저녁 미사에는 나오지 않으시는 경우가 많다.
근력도 떨어지고 눈도 잘 안보이셔서 힘드신가 보다. 

다리는 구부릴 수 없으셔서 차에 태워드리기도 쉽지가 않다.
걷거나 앉으시는 것도 어려우실 텐데 대단하시다.
그 연세에 사람들이 치유 받으러 오면 치유기도까지 해주신다.

이제는 근력이 떨어지고, 가족들의 만류로 예전처럼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지만,
할머니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영적, 육적인 병을 고쳐주셨다. 

한번은 오시는 길에 비를 만나서 옷이 모두 젖어버렸다.
수녀님이 임시로 옷을 갈아입혀드려서 다행이었다.
과일이 있으면 과일 봉지를 목에다 거시고, 땀을 흘리며 쌍지팡이를 짚고 오신다.
성가 부르실 때는 사람들과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큰소리로 부르신다.
할머니 생각을 하면 숙연해진다.  

생명주는 천상양식, 모두함께 기념하며, 오늘특히 찬송하라.
거룩하온 만찬때에, 열두제자 받아모신, 그빵임이 틀림없다.”
예수님에 대한 할머니의 사랑,
성체에 대한 할머니의 사랑!
성체성혈 대축일에 쌍지팡이 할머니가 떠오른다. 

선인악인 모시지만, 운명만은 서로달라, 삶과죽음 갈라진다.
악인죽고 선인사니, 함께먹은 사람운명, 다르고도 다르도다.”
대죄 중에 성체를 모시지 말아야하고,
자주 고해성사를 보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생명을 바치셔서 성체성혈을 우리에게 주셨다.
우리도 죽음을 각오하고 주일미사를 지켜야한다.
세상을 떠나서 신앙인이 가장 많이 후회할 일은
그렇게 미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는데,
영혼의 양식 모시는 것을 게을리 한 일일 것이다.  

평일 미사에도 기회를 만들어서 나오도록 해야 한다.
미사 때마다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께서 천사들과 성인들과 함께 지상으로 내려오셔서 인간에게
영원한 하늘나라의 양식을 주신다. 

십자가위에서 가시관부터 옆구리, 발끝까지 흘리시던
그 사랑의 피 흘리심과 찢기어진 몸은 너와 나를 위한 사랑이다. 

인류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에 온전히 머물지 못하고,
그 사랑 다 알지 못하는 무디고 게으른 저희들 용서하소서!
저희도 제자들처럼 변화되어 그 사랑에 온전히 머물고,
그 사랑 잊지 않고 세상 끝까지 전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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