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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행복의 씨 마음에 심기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16 조회수831 추천수17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연중 제11주일 - 행복의 씨 마음에 심기







 

  저는 삼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집 안에 여자라고는 어머니밖에 없었고, 아버지 쪽은 친척도 같은 또래의 여자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라면서 여자에 대해 전혀 알 길이 없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여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다가 조금씩 알게 되면서 남자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화이트 데이날 큰 병에 든 사탕을 선물했습니다. 그러나 전혀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냥 친구와 나누어 먹었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거금을 쓴다고 하면서 보냈던 것인데, 좋아하는 척이라도 해 주지 않아서 선물을 준 저로서도 많이 섭섭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생각지도 않았던 것으로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전화 하겠다는 그 시간에 전화를 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네... 고마워요....”

저는 전화 끊을 때, 언제 다시 하겠다고 꼭 이야기를 해 주었고 거의 틀림없이 그 시간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 것이 선물을 주는 것보다 감동적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큰 선물을 해 주는 것이 쉬울까요, 작은 것으로 감동시키는 것이 쉬울까요? 사실 큰 것은 돈만 있으면 어려움 없이 선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것으로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오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학을 천 마리 접는 것이, 학 한 마리 사는 것보다 더 힘이 듭니다.

그런데 작은 것에 감동하는 것은 여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자매가 매일같이 일기형식으로 썼던 편지를 한꺼번에 받아보았을 때 가장 기뻤습니다.

매일같이 생각했구나!’

 

예수님은 오늘 하느님나라를 작은 겨자씨가 자라나서 나무처럼 커져 그 안에 새들도 쉬어갈 수 있게 된다는 것으로 비유하십니다.

이 비유의 뜻은, 행복은 작은 것들로부터 커져가는 것이지 일순간에 커다란 행복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부간의 사랑을 생각해봅시다. 혼인성사의 의미는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여 서로 한 몸이 되는 행복을 누리며 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성간의 사랑이 커지기보다는 줄어드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에 있습니다. 만약 자녀들에게 지금 너희 아빠 같은 사람만 데려오면, 내가 당장 결혼시켜줄게.”하고 말하는 자매님이 계십니까? 결혼할 때는 그래도 최고의 신랑감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딸이나 아들에게는 지금의 배우자와 같은 사람을 추천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결혼해서 남편이 변했다고요? 결혼하기 전에 그렇게도 세세하게 잘 챙겨주던 남편이, 결혼한 후에는 직장에 다녀오면 피곤해서 아내의 말을 들어주기보다는 TV앞에 앉아서 쉼 없이 채널을 돌려댑니다. 아이들이 놀아달라고 해도 귀찮아 할 때가 많습니다. 설거지, 청소 한 번 도와주는 적이 없습니다. 결혼할 때와 완전히 다른 사람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당연한 것입니다. 사랑하면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엔도르핀, 옥시토신의 4가지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은 마약과 같이 정신적인 쾌감을 주고, 페닐에틸아민은 분별력을 없애서 상대가 마냥 사랑스럽게 보이게 하며, 엔도르핀은 사랑의 희열을 극대화해서 상사병이 걸리게 만들고, 옥시토신은 육체적인 성욕을 증가시켜줍니다. 모두가 정신적이고 육체적, 감성적인 자극을 주는 호르몬들입니다.

문제는 이 호르몬들이 18~30개월이면 더 이상 분비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자는 아기를 낳게 되면 이 호르몬의 분비가 딱 끊긴다고 합니다. , 만난 지 3년 정도가 지나면 정신적이고 육체적으로 즐거운 감정을 상대를 통해서는 얻어지지 않게 됩니다. 이 때면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호감이 가는 새로운 이성을 만나면 이 호르몬들이 다시 분비되기 시작해서 그 사람을 자신의 참 사랑으로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육체적이고 감정적인 사랑의 행복감은 하나의 씨앗에 불과한 것입니다. 가만히 두면 그냥 썩어버립니다. 그러나 그것을 잘 키우면 커다란 나무가 되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이 더 깊어지는 연인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들의 사랑이 이제 호르몬과 관계가 없는 수준으로 그 사랑의 씨앗을 키운 사람들입니다.

 

폴란드의 귀족 출신인 캐서린은 스웨덴의 왕자 존과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권력다툼 때문에 그녀의 남편 존은 형 에릭에 의해 평생 동안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에릭이 국왕으로 있는 동안은 감옥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캐서린은 급히 스톡홀롬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캐서린은 에릭왕에게 나아가 간청했습니다.

폐하, 저를 남편과 함께 감옥으로 보내주십시오.”

케서린, 그대의 남편은 평생 동안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할 텐데 그대는 그것을 알고 간청하는 것인가?”

폐하. 잘 알고 있습니다. 그가 유죄이든 무죄이든 간에 존 왕자는 변함없는 저의 남편입니다.”

왕은 측은하다는 눈빛으로 캐서린에게 말했다.

짐의 생각으로는 그대의 남편이 감옥으로 보내진 순간부터 서약에서 풀려나 자유롭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자 캐서린은 자기가 끼고 있던 결혼 반지를 빼들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폐하, 부디 이 반지에 새겨진 문구를 읽어 봐 주십시오.”

반지를 받아든 왕은 오직 죽음으로서만이라는 문구를 읽은 후 캐서린을 단념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소원대로 감옥에 갔다. 그리고 17년 동안 남편과 함께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국왕 에릭이 사망하자 풀려나오게 되고 두 사람의 사랑은 불멸의 사랑으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들의 사랑이 영원할 수 있었을까요? 캐서린은 사랑이 호르몬작용이 아닌 의지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이 의지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다른 이들은 사랑의 씨를 육체나 머리에 심지만, 캐서린은 마음에 심었던 것입니다.

마음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셨다는 믿음이 마음을 받쳐주면 마음은 그 믿음으로 지속적인 의지를 발휘하게 됩니다. 사랑이 감정에서 이성으로, 또 이성에서 마음으로 오지 않으면 언제나 불완전하고 불안정합니다.

우리에겐 언제나 행복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습니다. 믿음 안에서 그 씨앗들을 마음의 밭에서 키워나갈 때 하느님나라는 바로 우리 안에서 완성되게 됩니다.

마음에서 감사와 찬미가 솟아날 때 나오는 호르몬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다이돌핀이라고 하는데 엔돌핀보다 4,000배 강한 행복감을 준다고 합니다. 어쩌면 나에게 뿌려진 행복의 씨앗들을 잘 키워, 그것이 자라나 열매를 맺어 하느님을 찬미할 때, 그 행복감이 이 지상에서 느낄 수 있는 하느님나라가 아닐까요? 이 행복이 솟아날 수 있는 씨앗은 이미 뿌려졌습니다. 이제 잘 키우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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