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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징그러운 놈들
작성자이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19 조회수689 추천수4 반대(0) 신고

 

징그러운 놈들 (칠극) 17

서울 대교구 제일 작은 성당 망우1동 천주교회, 우리성당은 그린벨트에 있으며 농사지을 밭도 있다. 늘 수고하시는 시설분과장님은 농사도 잘 지으시는데 배추농사를 무공해로 짓기 위해 배추밭에서 항상 벌레를 잡으신다. 배추가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 형님! 이게 좋은 거예요. 보기에는 이레도 완전 무공해라 사람에게 좋은 거랍니다 하며 웃으신다. 우리본당은 매년 신부님과 성당행사에 드실 김치를 완전 무공해 작품으로 만든다. 참 맛있다.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죄를 짓기도 하고 선한 일을 하게도 된다. 내게는 마음의 농장이 하나있는데 생각보다 넓다. 마음의 밭에서 일을 하다보면 가끔 착한 일을 할 때가 있는데 열심히 착한일 좋은 일을 하다보면 왠지 등이 가렵거나 목이 근질근질해서 손으로 훑어보면 손에 뭔가 뭉클한 게 잡힌다. 깜짝 놀라 자세히 보면 징그러운 벌레가 손에 잡혀있다. 나를 괴롭히는 7마리벌레 나의 선한 배추 잎을 갉아먹는 칠죄종이라 불리는 놈이다. 서서히 생각과 마음에 기어오르는 이놈은 말이나 행동을 할 때에 기어오르는데 삼구라고 불리는 세속, 육신, 마귀의 조종을 받아 나를 갉아먹고 살이 통통하다.

 징그럽고 보기 싫은 이놈의 뿌리를 뽑기 위해 “나는 농부이다.” 하신 하느님께 신, 구약에 있는 은총의 말씀을 뿌려 주십사 하고 많이도 간청하였다. 은총으로 목욕하고 스스로도 열심히 7마리를 잡는데 열중했다. 내게 붙어있는 벌레를 잡다보니 미사도 열심히 하고 단체 활동도 열심이하는 교우들 얼굴에도 스믈스믈 기어오르는 그놈의 벌레가 많이도 보인다. 잡아주려다 욕도 많이 먹었다. 내가 주제넘은 언행을 하였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내 살을 먹고 통통 살찐 7마리벌레가 배추 잎에 붙어있듯 내목과 등 마음과 생각 안에 기어오를 때 나는 정말 벌레도 싫고 나도 싫다. 으이구~ 징그러운 놈들!

교회 안에서 무공해 배추를 볼 수 있는데 성직자 수도자란 배추, 장가들고 시집가고 맛있는 음식 먹고 놀러 다니고 돈 많이 벌어 쓰고 다닌다고 구원받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성직자 수도자들은 감각적인 것과, 이성과 기억과 의지까지도 받치는 자기봉헌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 평신도들은 최소한 7마리 벌레는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평신도들도 개인 성화를 위하여 하느님께서 거저주시는 은총과 거룩한 덕들을 받기만하고 변화에 소극적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며 능동적으로 자신을 닦는 수행(수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우들은 열심히 벌레를 잡아야 하는데 교만한 놈, 화내는 놈, 게으른 놈, 음탕 놈, 인색한 놈, 탐욕스런 놈, 질투한 놈, 이놈들이 새끼 친 것도 많다. 자랑하기, 용서 안하기, 편 가르기, 왕따 시키기, 모사 꾸미기, 권모술수 등 참으로 다양하다. 조금만 게으르면 여기저기 온통 벌레 투성이 이다.

나는 구멍이 뻥뻥 뚫어져있다. 그래도 하느님 잡수시기에 깨끗한 배추, 잘 저려진 배추, 잘 버무려진 배추, 맛있는 김장이 돼야지 노력한다. 덕이란 반복해서 얻게 되는데 사랑으로 완성된다고 한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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