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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상(觀想)과 환상(幻想) - 6.2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23 조회수404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2.6.23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역대기 하24,17-25 마태6,24-34

 

 

 

 

 




관상(觀想)과 환상(幻想)

 

 

 

 

 



오늘은 ‘관상과 환상’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오늘 1독서가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환상의 어둠을 상징한다면,

복음은 관상의 빛, 맑고 밝은 분위기를 상징합니다.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환상의 어둠과 관상의 빛입니다.

 



환상을 심어주는 자본주의사회문명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헛것들의 유혹이 참으로 집요합니다.


자기를 잊고 환상 속에 살아가기에 불행한 삶입니다.


말이든 글이든 사진이든 삶이든 환상이 없어야 좋습니다.


기도와 노동이 균형 잡힌 일과 중에

정주의 삶을 사는 우리 수도승들에겐 환상이 스며들 여지가 없습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하느님만을 주인으로 섬길 때 관상적 진아(眞我)삶이요

재물을 비롯한 우상들을 섬길 때 환상 속 가아(假我)의 삶입니다.


충만한 존재를 살게 하는 관상의 삶이요

보이는 것들에 소유되어 살다 보면 환상의 삶입니다.


관상의 지혜요 환상의 무지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하느님 중심을 잃고 우상들을 섬기며 자기를 잃고 환상 속에 살아가는 지요.

 

바로 1독서의 요아스, 하느님을 떠나 우상을 섬긴 결과

환상 속에 자기를 잃고 마침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습니까.

 



관상의 눈은 사랑의 눈이요 관상의 열매는 사랑입니다.

사랑의 깨달음에 눈이 열려 환상이 걷혔을 때 실재를 직시합니다.


유일한 실재는 사랑이신 하느님뿐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 역시 하느님 사랑의 현현임을 깨닫습니다.

말 그대로 사랑 아닌 것이 없습니다.


어제 성규를 공부하던 중

애덕(caritas)에 대한 설명에 크게 공감하며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애덕은 오랜 내적훈련의 열매요 정화되어 빛나는 결정체와도 같은

강인한 사랑을 뜻합니다.


마치 겨울, 봄, 여름 동안 온갖 시련을 통과한 후 잘 익은 가을 열매들처럼,

사랑 역시 시련을 잘 통과하여 익어갈 때

점차 환상은 사라져 잘 익은 강한 사랑만 남게 되니 바로 이게 애덕입니다.

 


잘 익은 애덕의 열매, 바로 이게 영적 삶의 목표이자 관상의 목표입니다.



과연 내 애덕의 열매는 잘 익어가고 있는지요.



바로 이 관상의 최고 경지에 이른 주님이십니다.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몰라서 걱정이요 두려움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실재를 직시할 때

저절로 사라지는 걱정과 두려움의 환상들입니다.



하느님 관상을 떠날 때

두려움과 걱정의 환상에 사로잡혀 혼란하고 복잡하게 살 수 뿐이 없는 게

인간의 숙명입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탓할 것은 내 약한 믿음이요 사랑입니다.

하느님을 섬기며 하느님 중심의 관상의 삶에 충실할 때

환상은 저절로 걷혀 강한 믿음에 사랑이요,

모든 필요한 것들은 곁들여 받게 됩니다.


빛에 어둠이 저절로 사라지듯

관상의 빛 속에 저절로 사라지는 걱정과 두려움 등 환상의 어둠입니다.


하여 환상이 걷힌 고독과 침묵을 사랑하여

그 안에서 하느님만을 찾는 관상 수도승들입니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을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관상의 삶을 사는 이들은 이렇게 예수님처럼 아주 현실적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하루만 살지 내일의 걱정을 앞당겨 살지 않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걱정, 두려움, 불안 등 우리 내면의 온갖 환상의 어둠을 몰아내시고

당신 사랑의 빛, 관상의 빛으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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