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랑이 저희 안에서(마태 7, 21-29)  

주님! 주님! 하고,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도 오시지 않으시고

제게서 너무 멀리 계셨던 분!

귀가 밝고 크시다 하셨는데 들은 체도 않으신 분!

빛 자체이신데 눈을 크게 뜨고 보아도 안보이시는 분!

저희가 만들어 놓은 주님이시기에

저희는 주님에게서 너무 멀리 있었고,

주님의 말씀은 들을 수 없었으며, 주님은 보이지 않았고,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저희는 아주 열심히 어처구니없게도

주님과 저희 사이에 매우 튼튼한 돌들로 높은 성만 쌓아올렸나이다.

무딘 마음에 이제야 알아지오니 지난 시간 아쉬움만 더합니다.

저희들 안에서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고 저희 안에서 사셨는데

아버지의 집은 모래성으로 쌓아 올리고,

아버지의 뜻인 듯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흡족해 했던

저희의 겉꾸민 모양은 볼 수 없어 고개가 절로 돌려지옵니다.

그 아쉬움에 더한 시간들을 아버지께 드리고,

저희의 겉꾸민 허울들은 모두 벗어 아버지께 드리고,

강물에 휩쓸려간 모래성의 자리에는

형제들과 함께 새로운 집을 지어 아버지께 드립니다.

저희가 행하는 모든 것이, 기적에 기적을 더한다 할지라도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면 멈추게 하소서!

저희의 위선이 들어간다면 허물어 주소서!

주님께서 저희를 시험하시는 모든 것들이

비바람에 날리지 않고, 강물에 씻겨 내려가지 않도록

그 공덕을 하늘에 쌓아 무너지지 않게 하소서!

그 공덕은 저희 것이 아닌 아버지께서 주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뜻은 아버지의 사랑이 함께 빛나는 것임을 알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