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편하게 살기에는 너무 짧다

 


강길웅 신부의 소록에서 온 편지 


 
 
 2 가객여운(佳客如雲)    

 
딱 한 잔의 술독

  사람들은 흔히 술을 상습적으로 마시는 자만을 알코올 중독자로
인정하고 있다.  그건 맞는 말이다.  그러나 가끔 마시는 자라도 술
을  조절하지 못하는 자는,  단주(斷酒)클럽에서는  이들도  알코올 
중독의 범주에 넣는다.  왜냐하면  술이 안 들어갔을 때  문제가 있
는 것이나 술이 들어갔을 때 문제가 생긴 것이나 똑같이 위험한 질
병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 질문에 답해 보면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 술을 마셨다 하면 과음을 자주하며 이튿날에 일어나기 어렵게
      된다.
   * 술 마시고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을 못 하며 그리고 그 때문에 
      걱정을 한다.
   * 술을 남보다 빨리 마시고 또 많이 마시므로 남보다 더 일찍 취
      한다.
   * 술이 들어가면 자주 공격적이 되며  술이 깰 때까지 남을 못살
      게 군다.
   * 술에 대해 끊임없는  가책을 느끼지만  자신의 음주 습관은 개
      선되지 않는다.
   * 술이 들어가면 비정상적인 행동이 자주 나온다. 등등.
 
   위 질문에서 단 하나라도  "그렇다" 라는  대답이 나오면 그는 알
코올 중독에 아주 가까운 분이다.  한마디로  비정상적인 음주자는
모두  알코올 환자이며  중독자(?)다.  왜냐하면 그 상태는 결코 개
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알코올 중독이 되면  평생 알코올 중독자다' 라는 말이 있
다.  알코올 중독은  심한 고질병으로서 그가 한때 5년이나 10년을
끊는다 해도  중독의 상황은  계속 진행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
느 날 한 잔이 잘못 들어가면  전보다도  더 악화된  알코올 환자가
된다.
   어떤 친구가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1년 동안  여러 
단계의 치료를 받아 드디어 완치되었다는 주치의의 선언으로 퇴원
을 했다.  그러나 며칠 후 자기 어머니의 회갑연에서 딱 한 잔 마신 
것이  재발이 되어 더 악화된  중독자로 전락된 경우가 있다.  술은 
한 번 비정상이 되면 정사으로 돌아올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잔은  너무 많고  천 잔은 부족하다' 는 말이 있다.  비정상적
인 음주가에게 문제는 항상 그  '한 잔' 의 첫잔에 있다.  흔히 자신
의  과음이  마지막 잔에 있었고 혹은  술을 섞었던 것이  원인이요, 
또는 2차,  3차로 마신 것이 탈이었다고 하지만 결국은  그 어느 탓
도 아니오, 바로 그 첫잔의 '한 잔' 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첫잔을 피하면  '한 잔' 을 피할 수 있으나  일단 한 잔이
들어가면 만 잔이 모자랄 정도로 술의 조절이 불가능하게 된다. 나
도 수십 차례 술을 끊었으나 그  '딱 한 잔' 의 핑계에 걸려  술독에
서 헤어나지를 못했었다. 알코올 환자에게는 '한 잔이 천 잔' 인 것
이다.
   알코올 환자는 또 자신도 모르게  술 마실 구실만 찾게 된다.  그
러면서도 자신의 음주를  남의 탓으로 돌리며  자신의 책임은 인정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마실 수밖에 없었다고 합리화
시킨다. 핑계가 끝이 없으니 끝없이 마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음주자에게 있어서  술과의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즉 독한 술에서 약한 술로 바꾸고, 마시는 횟수도 줄여서 조절한다
고 하지만 결국은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어떤 이유나 변명도
일체 입을 막아야 한다. 알코올 환자들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많이
속여 왔는지를 본인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알코올 중독자에게 있어서 술은 자기 의지나 신앙만으로
는  끊기가 아주 어렵다.  왜냐하면  중독 자체가  무서운 질병이기 
때문이다.  마치 감기에 걸린 환자가 자기 이성과 신앙만으로 기침
을 중단시키지 못하는 것과도 같이 환자니까  술도 계속 마셔야 하
는 것이다.
   '단주(斷酒)친목' 이 있다.  일종의  알코올 중독자들의  모임으로
첫째는 그들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고,  둘째는 다른 중독자들이 술
을 끊을 수 있도록  협력하는  단체이다.  현재 각 나라에서  알코올
중독자를  가장 효과적으로  도와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단주친목이
라고 말할 수 있다.  나 자신도 이 프로그램을 보고  술을  끊었으며
어떤 누구도 여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주클럽에서는  돈이 필요 없고  비밀이  보장되며 그리고  어떤
종교나 사회단체에 속한 모임도 아니다.  그러면서 어떤  심각한 알
코올 중독자라도 단주친목에서는 그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놀라운  비밀을 가지고 있다.  술  문제가 많은 현실을 보면서  나는
그 말을 솔직히 하고 싶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